[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코로나19와 공급망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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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코로나19와 공급망 리스크
  • 편집국
  • 승인 2020.03.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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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아마존, 월마트도 ‘공급망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음
●코로나19가 한국, 일본까지 확산되면 글로벌 공급망에 더 큰 충격
●글로벌 공급망 관리(GSCM)와 적기 생산체계(JIT)는 재난 사태 땐 리스크를 키우는 독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는 공급망을 다시 자국 내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촉발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바이러스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할 때가 왔다.” “수입 소비재의 최대 공급원인 중국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4월 중순에는 일상용품들이 고갈될 수 있다.” 미국 웰스 파고은행은 2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생산의 15%를 차지하며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멈춰서면서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보도에서 지난 21일까지 1주간 중국 경제의 가동률이 50~60%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진원지인 후베이성의 경우 지난 17일 기준으로 전체 46%의 공장만 가동됐고 이마저도 원래 노동자의 3분의 1 정도로 가동됐다.

◆코로나19가 전세계 조달·생산·물류에 걸친 공급망을 크게 흔들고 있다. 
글로벌기업들이 전세계에 부품 생산과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 공급망 리스크를 키웠다. 지난 25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2월 13일까지 실적 발표를 한 미국 364개 기업 중 한번이라도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한 기업은 38%에 달한다고 한다.
 
당장 중국의 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 세계의 주요 자동차 철강 전자 정보통신회사 등 제조기업들은 중국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조립해 중국시장에 공급하거나 수출하고 있고, 중국생산 부품을 자국으로 역수출해서 조립하는 공급망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내 공장 가동이 멈추자, 전 세계는 상품과 부품의 조달·생산·물류에 걸친 공급망이 단절내지 붕괴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을 비롯해 코카콜라, 중국 서드파티 판매자 비중이 큰 아마존, 스마트 칫솔, 랍스터까지 중국 공급망 차질에 재고로만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 미국 내 주요 항만별로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LA항의 2월 화물 물동량은 작년 대비 2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아마존,월마트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일부 제조사들이 베트남과 다른 아시아 국가로 생산라인을 이전했다. 유통업체들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전 제품을 대량으로 사들여 현재 미국 내 재고상태는 평소보다 높은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재고 부족 위기가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월말 AP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아마존은 중국산 상품의 공급이 제한되면서 재고 부족 위기에 봉착했고, 이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수 주 내에 주요 일상용품들을 판매가 불가능해질 것까지 예측을 내놨다. 

월마트도 공급망 제한의 영향으로 매출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아마존과 월마트가 직면한 재고 부족 리스크는 최근 코로나19 발병 이후 공급망 리스크에 예민한 미국 산업계에 큰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코카콜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으로부터의 인공 감미료 수입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제로콜라와 다이어트콜라 등의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올 1분기 음료 매출이 2~3%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도 투자자들에게 중국 발 코로나19 때문에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생겨 2분기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밝힌바 있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 중국 공장의 가동율 저하로 2월 아이폰 생산이 1월대비 10% 넘게 줄었을 것으로 봤다. 

폭스콘은 2월 10일 정저우 공장과 11일 선전 공장을 가동했지만 인력의 10% 만이 복귀한 상황이다. 애플 본사는 중국내의 모든 애플 공장은 다시 문을 열었지만, 생산량의 회복은 매우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2월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PC 사업의 실적악화가 예상되면서 전날 뉴욕 증시에서 4%나 떨어졌다. 중국발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PC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려 제품생산에 차질과 판매 부진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의 고급 시계인 메모리진 와치는 중국에서 수백개의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생산을 멈췄다. 뉴질랜드에선 중국의 수입 취소로 150~180톤에 달하는 랍스터를 잡았다가 보관장소가 부족해 일부 방류하기도 했다. 미국 보드게임 업체 레니게이드는 중국 상하이와 선전 주변 공장들로부터 재료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출시를 미루기로 했다. 

◆코로나19가 한국과 일본까지 확산되면 글로벌 공급망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코로나19로 중국의 중간재 공급 차질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은 현재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와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2차 쇼크'는 공급망 리스크를 더 증대시킬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중·일 3국의 생산과 공급 차질은 전세계 경제에 큰 악재가 될 것이다. 

지난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세계의 24%에 달하며 연간 무역규모는 7200억달러가 넘는다. 이들 3국은 세계에서 가장 통합된 경제 블록 중 하나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이미 세계 무역이 타격을 받은 가운데 한·중·일 3국의 코로나19 위기가 공급망에 제2의 파동을 부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과 일본에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증대되면 전세계적 타격이 우려된다. 코로나19가 한국으로 확산되면 전자, 철강, 자동차, 조선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 “한국은 특히 전자 제품 부문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중 일부에선 시장 지배적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중간재 공장을 폐쇄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즉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전 세계 공급 사슬에서 자신의 덩치 이상으로 비중이 큰 한국이 중국처럼 공장을 폐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이 중단되면 전세계 기업들은 연쇄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무역에서 더 중요한 점은 수출 품목 중 완성품의 비중은 작지만 전 세계 다른 제조업체가 필요로 하는 중간재의 비중(수출품 중 90%)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TSR의 2월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 1만2348곳 중 66.4%가 이미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거나 받게 될 전망이라고 답했다. 최악으로 타격을 받은 건 제조업 부문으로, 약 30%의 기업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51.7%는 미래 손실을 예상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분석가들은 코로나19가 한국에서 빠르게 퍼지면 더 많은 기업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전자제품, 철강, 자동차, 조선 부문 등을 우려했다.  

궈타이쥐난 증권은 일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 차, 기계류, 광전자장비, 화학제품 생산과 연계된 공급망이 단기간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 경우, 애덤 포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소장도 “유럽에서 상황이 상당히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자동차제조사 다임러는 “생산과 부품 조달 시장, 공급 사슬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언급하고 나서는 등 유럽 산업계의 ‘바이러스 충격’도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자연재해, 감염병, 전쟁, 국가간 갈등, 기업도산 등이 공급망 단절과 붕괴의 원인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의 단절과 붕괴로 인한 국가와 기업의 리스크의 원인은 대부분 자연재해나 감염병에서 발생되었고, 제1, 2차 세계대전과 같은 국제전, 중동사태와 같은 국지전과 준 전쟁 상황에서, 혹은 UN의 대북제재 등으로 발생되기도 한다. 

감염병이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준 사례는 1918년 3월부터 1920년 6월까지 대 유행하면서 7,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 ‘02년 11월부터 ‘03년7월 종식된 사스(SARS), ‘15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 유행한 메르스(MERS)가 대표적이다.

자연재해가 글로벌 공급망에 큰 타격을 준 사례는 1995년 고베 대지진, 2003년 부산 ‘태풍 매미’,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쓰나미, 같은해 7월 방콕 대홍수, 2016년 4월 일본 구마모또현의 규모7.3의 대지진 등이 있다. 이들 사건은 글로벌 공급망과 복잡하게 엮여 있던 자동차, 전자, 기계, 반도체 기업들은 장비와 부품조달 차질로 큰 피해를 입혔다. 

WSJ은 2월 23일 각국 관리와 이코노미스트들의 말을 인용, 코로나19가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며 세계경제가 휘청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의 공장 폐쇄가 길어질 경우 전 세계 제조업에 심각한 손상을 입혀 최대 1조달러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GSCM)와 적기 생산체계(JIT)은 재난 사태 땐 리스크를 키우는 독
이들 재해는 기존의 정설이었던 재고 최소화와 2차와 1차 협력업체를 거쳐 최종 조립 공정에 이르기까지 낭비 없이 완벽히 동기화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GSCM)와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기 생산체계(JIT)의 공급망 리스크를 되돌아 보고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필요성의 큰 교훈을 주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발 공급 차질로 기업들은 다른 국가로부터 대체 수입을 늘리려 하지만 전세계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기업들의 효율성을 올리는 한편, 재난 사태 땐 리스크를 키우는 독이 되고 있다"고 했다.

2월 23일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한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저임금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 등으로 너무나 많은 공급망이 해외로 빠져나가 있다면서 ”위기 때에는 동맹이 없다” “공급망을 다시 미국 내로 옮겨야 한다” 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바이러스 차단율이 높은 N95 마스크의 수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며 "공급망을 안전하게 확보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해외 진출 대기업의 국내 복귀(유턴)시켜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제조업 역량 강화의 주요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 한 곳만 유턴해도 다수의 공급 협력사가 무더기로 따라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일본 수출규제와 코로나 19로 잇따라 큰 타격을 입은 국내 제조업의 조달·생산·물류에 걸친 공급망을 보완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와 코로나 19로 유턴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된 만큼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과 일본처럼 기업이 해외 위탁생산을 감축한 경우도 유턴으로 쳐주는 등 인정 범위 확대가 필요하며, 수도권 유턴에도 입지·설비 보조금을 제공하는 형태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기업은 자연재해, 전쟁과 테러처럼 빈도 낮지만 영향 큰 공급망 관리에는 소홀
자연재해, 전쟁과 테러, 공급사 파산, 노동쟁의 등 갑작스런 재난(Disruptions)은 부품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글로벌 경제하에서 위기 대응을 위한 공급망 리스크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업은 수많은 크고 작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위험에 처할 때마다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서는 이미 늦다.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리스크에 대비하여 재고를 일상 수준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공급망을 분산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상당히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런 면에서 효율성과 리스크 사이의 균형이 기업의 고민이다. 

기업은 수익성을 희생하지 않고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공급사슬 내에 확보하려 한다. 이를 위해선 각 산업의 공급사슬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을 이해하고, 자신의 기업에 적합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사태와 더불어 우리기업이 조달·생산·물류에 걸친 공급망 리스크를 다시 돌아보는 귀중한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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