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달라진 채용 문화...공채 대신 수시채용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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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달라진 채용 문화...공채 대신 수시채용 들어선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9.15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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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적 대규모 채용보다 입맛 맞는 인재 고르기 더 효율적
대기업 필두로 금융권, 제약업계까지 동참
코로나19 촉매제로 작용..신입 채용규모 축소 우려도
서구권에선 일반적 방식..직무역량 및 전문성 더 중시
기업의 입사식 장면. 대규모 공채시절에는 친숙한 장면이지만 앞으론 보기 힘든 광경이 될 확률이 높다.

[리크루트타임스 손영남 기자] 비장한 각오로 고시장 문을 들어서는 수천명의 청년 구직자를 보는 일이 앞으로는 힘들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채용의 일반적인 형태였던 대규모 공채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그 자리를 밀고 들어오는 것이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수시채용이다. 경영환경의 변화와 함께 조금씩 세력을 넓히던 수시채용이 최근 코로나19를 매개체 삼아 급속히 그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물론 근본적인 이유는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일괄적으로 선발해 그룹사에 배분하던 방식의 채용 문화가 급변하는 경영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이유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대규모 채용 절차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가속이 붙었을 뿐이다.

굳이 코로나19가 아니었다 해도 어차피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미 서구권 등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방식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 역시도 마찬가지 흐름이 이어졌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럼에도 사회 일각에선 대규모 공채 대신 소규모로 뽑는 수시채용 문화로의 변신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절대적 규모의 차이로 인해 고용 인원 감소는 불가피하고 이는 곧 청년 구직자들의 취업문을 더 좁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시 채용은 더 이상 거를 수 없는 흐름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그 선봉에 대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월 LG그룹은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없애고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1956년 10월 처음으로 대졸 공채를 모집한 이래 64년을 이어오던 공채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는 비단 LG만의 일은 아니다. 현대차와 KT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 역시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아직 삼성과 SK 등이 공채를 이어가고 있기는 하나 이 역시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요 대기업들은 이달 중 채용공고를 내고 하반기 공채에 들어간다고 알려졌지만 채용 규모는 예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수시 채용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발견될 수 있는 징후로 해석된다.

아직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한 대기업 인사담당 이사는 “일괄적 선발 후 계열사로 내려보내던 기존의 방식보다 각 회사의 부서별로 인력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필요한 인재를 뽑는 수시 채용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다만 아직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국가적 의무를 다해야 하는 기업 윤리상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종래에는 대규모 공채가 사라질 것이라고 봐야 옳다‘고 밝힐 정도다.

■ 단순 스펙 대신 직무전문성 강조.. 실력 위주 선발 부를 것
기업들의 수시 채용 선호는 이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지난 4월, 취업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428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 상반기 채용 평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에 '수시채용'만 진행하겠다는 비율이 78.7%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채용계획 조사 결과(69%)보다 9.7%p 늘어난 수치다. 

갈수록 수시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이젠 상식도 아니다. 자료제공 사람인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수시채용'으로만 진행한다는 비율이 60%로 지난해(16.7%)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비단 대기업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이런 분위기는 거의 모든 직종에서 발견되고 있다. IT업종은 물론이고 보수적이기로 정평난 금융권에서조차 수시 채용 카드를 수시로 뽑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자명하다. 경영환경의 변화가 그것. 급격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전이라면 기업들은 그룹 통합 공채를 통해 많은 인력을 확보해야만 했다. 또한 젊은 인재 양성이 기업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었기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자원을 뽑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예전같은 급성장이 어려워진 지금은 대규모 공채가 비효율적인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인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다. 그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수시채용. 최근 많은 기업들이 수시채용으로 태세 전환을 한 데는 이런 이유가 바탕에 깔려있는 셈이다.

달라진 채용 전형이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긴 하지만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고용을 책임지던 대기업의 공채 폐지는 신입 채용 규모 감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 탓이다. 안 그래도 좁기만 했던 청년 취업문이 더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수시 채용 시대로 가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결국엔 채용 시장은 수시 채용으로 흐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취준생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일 테지만 마냥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영어 점수나 자격증 등 단순스펙이 많은 것을 좌우하는 공채와는 달리 수시 채용은 직무와 연관된 경험, 즉 직무 관련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는 만큼 실력 위주의 채용 문화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대학교 이대성 교수는 ”채용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 스펙보다는 직무와 연관된 경험을 쌓고 이를 부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일단 붙고 보자는 식으로 아무곳에나 지원하기보다는 관심 있는 직무를 정확하게 파악해 결정하고 맞춤형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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