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계속된 코로나 취업난, 늘어나는 '졸업유예생'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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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계속된 코로나 취업난, 늘어나는 '졸업유예생' 문제 심각
  • 박세진 뉴스리포터
  • 승인 2020.09.23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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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고용시장으로 인해 대학생 불안감 커져
대학생 취업난, 심적 불안감 등 졸업유예 사유 반영
졸업유예 할수록 고학점자 저학점자간 차이 보여
무작정 졸업 늦추기보다 신중을 요할 필요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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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취업시장이 얼어붙자 졸업을 유예하는 대학생들이 늘고있다.

[리크루트타임스 박세진 뉴스리포터] 코로나19 재확산과 동시에 청년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소위 '졸업유예'를 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취업이 잘 되지 않아서, 혹은 당장 가질 수 있는 직업보다 더 급여수준이 높은 직업을 갖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경우에 졸업유예를 하게 된다.

졸업유예란 사실상 졸업을 위한 조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학생 신분만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졸업에 필요한 수업은 다 들었지만 휴학 상태를 유지하거나, 한 학기에 1~2과목만 들으면서 학적을 유지하는 식이다.

■ 졸업 유예 대학생이 늘자, 신입사원 연령 동반 상승

2018년 기준 신입사원 평균 나이가 5.8세 가량 상승했다. 사진출처-인크루트
신입사원 평균 나이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사진출처-인크루트

지난 4월 취업포털 업체 인크루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8년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나이는 25.1세였으나 2020년 기준 31세로 약 6세가량 상승했다. 1998년 국제통금(IMF)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면 6세가량이나 입사 나이가 높아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대졸 신입 평균 입사 나이 27.3세와 비교해도 10년 만에 3.6세나 입사 연령이 더 높아졌다. 인크루트는 1998년 당시 자체 설문조사 결과, 자사 포털 등록 입사자 3만7000명 통계, 2020년 상장사 571곳 대상 상반기 대졸 신입 직원 연령 분석 등을 종합해 연도별 평균 입사 나이를 집계했다고 밝혔다.

최근엔 구직자와 인사 담당자 모두 30대 신입도 늦은 편은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3월 인크루트가 구직자 706명을 대상으로 대졸 신입 취업 나이 상한선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32.5세, 여성은 30.6세라고 대답했다. 평균으로 치면 31세까진 신입으로 입사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크루트가 2016년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했을 때 남자는 평균 32.3세, 여자는 평균 30.1세라고 밝힌 것과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취업난으로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이 많아지고, 기업이 요구하는 자격증 등 스펙도 많아지면서 준비기간이 전체적으로 길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 얼어붙은 고용시장과 무소속이 주는 두려움.

한국경제머시기
한국경제원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전히 채용시장은 위축되어 있다. 사진출처-한국경제연구원

전문가들은 얼어붙은 고용시장으로 인해 고용여건이 개선되지 않자 대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 126곳 가운데 27.8%가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한명도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도 32.5%에 이르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조사 기간은 지난달 5~19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직전이었다”며 “최근 상황을 염두에 둘 때 대기업 채용 시장은 이번 조사 결과보다 훨씬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규모가 큰 폭으로 수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지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학생 졸업유예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에서 "청년실업률의 상승과 고용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학생들이 체감하는 졸업 후 삶에 대한 불안감은 생존에 대한 공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학교 울타리 안에서 '공부 중'인 상태로 조금 더 머물고자 하는 정서가 졸업유예 학생 수를 증가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학 졸업예정자 669명에게 졸업을 미루려는 사유를 조사한 결과(복수응답)에 따르면 응답자의 29.4%가 ‘무소속 상태로 남는 게 두려워서’라고 응답했다. 또한 대학생들이 졸업유예를 긍적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31.9%가 ‘소속이 없다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졸업을 앞 둔 이들의 불안감이 졸업유예로 반영된 것이다.

■ 졸업유예, 얼마나 도움이 될까?

'졸업유예'는 과연 취업 결과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지난 6월30일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행된 '노동정책연구'에 실린 '대학졸업유예자 특성에 따른 기대임금과 실제임금의 격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가 이에 대한 참고점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졸업 유예자는 대개 일반 졸업자들보다 높은 임금을 받게 된다. 다만 기대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기대-실제 임금 격차'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졸업자의 평균적인 기대임금은 223만6900원, 실제임금은 193만3600원이다. 반면 졸업유예자의 기대임금은 239만5400원, 실제임금은 216만4450원이었다. 졸업을 유예할 경우 기대임금과 실제임금이 모두 유의미하게 높아진다. 다만 실제임금과 기대임금 사이의 격차지수는 유예자가 0.08, 일반 졸업자가 0.10으로 미미한 차이만 보였다.

이같은 성취도의 차이는 졸업 유예자들의 특성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졌다. 학부 성적이 좋을수록 졸업 유예 후 '기대-실제' 임금 격차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유예 없이 졸업 했을 때는 고학점자와 저학점자의 '기대-실제 격차' 차이가 미미하지만, 졸업유예를 할수록 고학점자와 저학점자간의 차이가 벌어졌다.

이는 학부 과목에 성실히 임했던 사람들의 경우 오히려 졸업을 유예하고 추가적인 노력을 들이면 그만큼 남들보다 자신이 꿈꾸던 목표에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학부 성적이 낮은 사람들은 졸업유예를 하고 시간을 더 들인다고 해도 목표와 현실의 괴리는 그대로 유지된다.

보고서는 이같은 연구를 통해,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들이 한층 효율적인 진로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결과 바탕으로 학부 학점이 좋았던 학생들은 본인들의 목표를 위해 졸업을 유예하고 조금 더 시간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그 외의 학생들은 무작정 졸업을 늦추기보다 신중을 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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