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자살'에 취약한 한국, 코로나우울이 더 무서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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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자살'에 취약한 한국, 코로나우울이 더 무서운 이유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0.09.23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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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우울, 장기화될 수록 증상 겪는 비율 증가..9월 70% 이상
2019년 한국인 10대~30대 사망 원인 1위 '고의적 자해'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한 경기 침체, 자살률 증가로 이어질까 우려
전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방역 지침과 가이드라인 필요
코로나19가 꾸준히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고립감, 우울감 등 '코로나우울'을 앓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꾸준히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고립감, 우울감 등 '코로나우울'을 앓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리크루트타임스 이윤희 기자] 올 한해를 집어 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함과 고립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득감소, 사회적 활동 저하 등이 우울로 이어지고 있는 것.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뜻하는 '코로나블루(이하 코로나우울)' 이란 단어가 사회 속에서 낯설지않게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우울증이 야기될 수 있다는 문제는 일부의 여론몰이가 아니다. 정부는 코로나우울에 대한 새로운 질병분류코드를 검토하고 있고, 실제로 코로나19는 공황장애, 심각한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강기윤 국회의원에 국립중앙의료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4월 말까지 국립중앙의료원 음압병실에 입원한 환자 중 기존의 정신 질환자 또는 치매환자를 제외한 일반인 확진자 80명의 30%가 정신과 질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6명은 항불안제 등 정신과 약물 처방까지 시행됐다. 강기윤 의원은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질병관련 정보가 지속 공유되면서 국민적인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증거는 다른 조사 자료에서도 뒷받침된다.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와 비대면 알바채용 바로면접 알바콜이 지난 4월과 6월, 그리고 9월 3회에 걸쳐 '코로나우울 추이'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인남녀 548명 중 9월 기준 코로나우울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71.6%였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우울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코로나 우울을 호소한 비율은 전체 54.7%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반년간 지속되자 6월에는 69.2%로, 9월에는 71.6%까지 뛰었다.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2020 코로나 우울에 대해 성인남녀 5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사진제공=인크루트)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2020 코로나 우울에 대해 성인남녀 5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사진제공=인크루트)

이와 같은 코로나우울은 일자리, 소득과 밀접환 연관이 있다. 직장인과 취업준비생, 그리고 자영업자와 같이 직접적인 소득감소와 같은 현실적 문제에 직면한 이들이 코로나우울에 더 취약하다는 것.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 이상이 소득감소나 일자리 문제로 코로나 우울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속과 영업금지와 무급휴직 장기화 등 소득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10월의 지표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더군다나 지난 상반기에는 정부의 각종 지원책과 코로나19 확산 둔화가 코로나우울 방지 및 해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하반기에는 이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코로나우울'..자살률 증가로 이어질까 우려스러워
코로나우울이 더 무서운 이유는 눈에보이는 뚜렷한 질병이 아니라는 데 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본인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타인에게선 도외시되기 쉽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 상반기에만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이 6278명에 달한다. 물론 자살의 원인은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생계 불안, 사회적 고립감 등이 정서적 불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예전부터 한국은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을 정도로 OECD 국가 중 자살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국내 10대 사망률에도 고의적 자해, 즉 자살에 의한 사망은 항상 상위권에 오른다.

코로나우울에 대한 촘촘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이와 같은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

통계청이 9월 22일 발표한 연령별 5대 사망원인(2019년 기준)을 살펴보면 10대부터 30대까지의 사망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다. 10대의 경우 전체 37.5%가 고의적 자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20대는 전체 사망자 중 51.0%가 자살로 인해 생을 마감한다. 30대도 39.0%로 1순위 사망 원인이 바로 자살이다.

40대와 50대 역시 순위에서 차이가 있을 뿐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 원인이 2위에 올라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통계청에서 9월 22일 발표한 2019년 기준 세대별 국내 사망원인
통계청에서 9월 22일 발표한 2019년 기준 세대별 국내 사망원인

2019년만 하더라도 고의로 생을 마감한 이들은 1만 3799명에 달한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 외 사망을 뜻하는 '사망의 외인에 의한 사망'은 전체 사망 원인의 9.2%로, 전년보다 0.1%p 감소했지만 그 속에서 자살만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처럼 국내 사회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은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쉬운 환경 속에서 코로나로 인한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면 자살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자살로 인한 사망율이 높은 20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취업 문이 완전히 닫히다 시피하며, 최근 일자리 불안을 극심하게 호소하고 있다. 정서적 불안감에 현실적인 어려움까지 겹치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강기윤 국회의원은 "방역당국은 코로나 확산 예방만큼 국민들의 심리적인 방역도 중요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코로나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공유될 수 있도록 조치해 불안감을 낮워야 한다"며 "입원치료자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고위험군에 대한 정신질환 상담, 검사 및 치료 대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근로자에게 심리 방역이 이뤄져야
정부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신적, 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심리지원단을 적극 운영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지난 18일 밝힌 바에 따르면 '코로나우울'로 인한 심리지원 건수가 20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심리상담은 약 49만 건을 차지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달부터 개인별 심리상태 자가진단과 지원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는 '마음건강검진과 상담지원'을 지원을 통해 한층 더 직접적인 지원에 나섰다.

9월 22일 오전 서울시청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민들이 전문적인 정신의료기관의 검진과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1인 최대 8만 원의 비용을 지원한다.

서울시 내 202개소에 달하는 정신의료기관과 함께 만19세 이상의 서울시민이 정신의료기관에서 받는 검진과 상담 비용을 지원해, 코로나우울을 완화해보겠다는 방책을 내건 것. 단순 전화상담을 넘어 전문가의 진단과 면밀한 상담을 통해 코로나 우울 극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시민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 경우 정신건강정보 홈페이지 블루터치 내 '마음건강 마음톡톡'에서 참여의료기관을 확인하고 전화로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지속되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도 직장의 심리방역에 보다 더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수칙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대부분 산업 현장 내 안전수칙 준수사항에 그치고 있다는 것. 이와 유사한 방책으로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근로복지넷의 EAP를 통해 무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이 상시 고용인원 30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한계가 분명하다.

해당 기준에 속하지 못한 사업장의 근로자, 임시근로직 또는 특수형태고용종사자와 프리랜서 등이 모두 지원 대상에서 빗겨나가기 때문이다. 기업의 규모나 고용의 형태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어도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기초 상담과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

교육부는 학생 및 학부모의 심리방역을 위해 5일간 전문의와 함께 온라인 교육을 개최한다.
교육부는 학생 및 학부모의 심리방역을 위해 5일간 전문의와 함께 온라인 교육을 개최한다.

교육부의 경우 9월 22일 코로나바이러스 장기화에 대응해 학교 현장의 코로나 우울 극복을 위한 심리 방역을 강화하기로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함께 유튜브를 통해 학부모 대상 실시간 영상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감염병 대응을 위한 학교심리방역 안내서를 배포했다. 사회적 거리두가 방역 조치가 지속되고 원격수업이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전문의가 직접 교육을 진행한다.

다수의 근로자가 고용불안과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도 직장인들의 심리 건강을 위해 직장 내 심리 치료 권고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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