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소기업,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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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소기업,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멈춰야 한다
  • 박세진 뉴스리포터
  • 승인 2020.09.25 0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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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근로조건 여전히 열악하기만 해
근로조건 호감도 49.2점으로 가장 낮아
인력난 극복 위해 열악한 근무환경 직시해야

[리크루트타임스 박세진 뉴스리포터] 일반 국민들은 중소기업에 대해 '근로조건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재차 만났던 중소기업 근로자 A씨의 말을 들어보니 조사결과가 납득이 되었다. 최근 A씨는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사고 대처 능력이 그 이유이다. 자칫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상황을 겪자 A씨는 중소기업에 회의감이 든다고 밝혔다.

사고의 전말은 이렇다. A씨는 자신의 직무인 구매대응을 위해 회사 차량에 탑승했다. 19만 키로를 달린 회사 차량은 매우 노후 되어있었다. 19만 키로가 가늠이 안되어 찾아보니 대략 지구를 5바퀴 돈 거리였다. 낡을대로 낡은 차량을 타고 달리면서 불안했지만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고속도로 한 복판에서 타이어가 터진 것이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A씨는 관리부에 전화해 어떻게 대처 하는지 물어보았다. 돌아오는 대답은 보험사 번호와 보험처리 후 복귀하라는 차가운 말 뿐이었다. 걱정과 위로의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자칫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 뻔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적인 대답만 돌아오는 모습을 보며 A씨는 크게 실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차량정비소에서 들은 말은 A씨의 이직 결심을 더욱 확고이 했다. 혹여나 고속도로에서 날카롭거나 뾰족한 물건을 밟아서 터진게 아닐까 싶어 정비기사에게 물어보았다. 정비기사는 그럴 경우 타이어에 잔해가 박혀있는데 그런 현상이 없다며 터진 타이어 뿐만 아니라 나머지 타이어도 모두 갈아야 한다. 차량 상태가 정말 위험했다고 전했다.

타이어가 터져 고속도로 갓길에 서있는 차량
타이어가 터져 고속도로 갓길에 서있는 차량

A씨가 정비기사의 말을 보고하자 회사측은 그제서야 차량을 하나 둘 점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정말 누군가 크게 다쳐야 근로여건이 하나씩 개선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자아실현 ▲사회적 지위 ▲안정성 ▲성장성 ▲근로조건 등 5개 분야로 나눠 중소기업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근로조건 분야가 49.2점으로 가장 낮게 나왔다.

근로조건 분야는 임금과 근로시간, 근로환경, 복리후생, 능력발휘환경 등으로 질문 구성이 됐는데, 특히 복리후생(44.5점)과 근로환경(46.2점)이 더욱 낮은 점수를 받았다.

취업 연령층인 2,30대에서 중소기업 근로조건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인식돼, 20대는 44.7점, 30대는 42.4점에 머물렀으며 40대도 48점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종합 호감도는 52.6점으로 대기업(75.5점)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고, 직전 조사(2018년) 때의 21.5점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뽑히지도 않고 뽑아도 나가는 중소기업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선,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열악한 복리후생 및 근무조건 등이 청년들의 중소기업 입사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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