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최저임금 차등적용, 맞닿지 않는 평행선 위의 노사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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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최저임금 차등적용, 맞닿지 않는 평행선 위의 노사갈등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9.25 05: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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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도입 30년 동안 줄곧 단일 임금체계 유지
해외 선진국 도입 사례 곱씹어볼 가치는 충분해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받는 상황에서 재고할 필요 있어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매해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괄적용만을 고집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리크루트타임스 손영남 기자]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의 주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얼마나 올릴 것인지가 그 하나고 또 다른 하나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률과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매해 되풀이되는 최저임금 심의 위원회의 가장 첨예한 대립 안건이었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6월 2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법정 시한을 넘겨가면서까지 공방을 이어갔다. 첨예한 노사의 공방은 1대1로 마무리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올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률 부문은 경영계의 승리로 볼 수 있는 반면, 차등적용 도입은 부결됐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포인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노동계의 1만원 주장이 힘을 잃은 원인은 역시나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의 임금 지급 여력이 급격히 약화했다는 경영계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올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영계와 야당이 이번만은 반드시 차등적용 통과를 외쳤음에도 바뀌지 않은 것. 코로나19로 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음에도 이 부분만은 변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정부의 의지에 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 논의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따른 사회적 혼란 발생을 이유로 들곤 한다.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동질화 욕구가 강한 나라에서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을 한다면 ‘2등 국민’과 같은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비용이 커진다는 것.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국민 갈등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노동계 입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노동계는 차등적용이 저임금 노동자 보호의 기본 취지에 반하고, 최저임금 업종과 지역을 공식화하는 낙인효과를 낼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정부와 노동계의 목소리가 더 지배적인 상황임은 분명하다. 

■ 선진국도 도입하는 차등적용, 우리만 안 되는 이유는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공익위원이 추천한 전문가 18명으로 최저임금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결정구조, 차등적용 등 제도개선 사항에 대한 집중 논의를 거쳐 이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TF팀이 제시한 권고안은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어렵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다수의견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정부도 차등적용 시의 부작용, 실현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TF 권고안의 의견대로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달 간의 조사 끝에 나온 결론치고는 극히 빈약한 논리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최저임금 제도개선 TF가 내놓은 권고안. 큰 틀에서 보면 국민혼란 야기에 대한 우려가 상당수 녹아있다. 자료제공 고용노동부

이에 반해 최저임금 차등적용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경영계나 소상공인 측은 훨씬 논리적인 대응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현행법 역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현행법에도 업종별로 구분해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현행법인 최저임금법 제4조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 이 경우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 또한 최저임금법 1항에 따른 사업의 종류별 구분은 제12조에 따른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한다.
 
이에 중소기업들은 현행법에 근거해서 최저임금을 업종·규모별로 구분 적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단 한 번도 중소기업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어준 적이 없다. 최저임금 도입 30년 동안 줄곧 단일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변하지 않는 정책의 일관성을 칭찬해야 할 대목인지 의아할 뿐이다. 

■ 차등적용 간절히 원하는 소상공인 목소리는 공허해
업종별로 부가가치가 다르고 영업이익이 같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에 대한 의문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보다 앞서 최저임금을 도입하고 유지해온 해외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선진국 중 상당수가 이런 논의 끝에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미국, 호주,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의 사례는 단지 그 나라만의 특수성이라고 보기 어렵다. 

현재 미국은 최저임금을 지역과 연령 기준으로 적용해 연방최저임금 외 주별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있다. 또한 20세 미만 근로자에 한해 90일간 감액된 최저임금을 적용 중이다.
 
일본은 지역 업종별로 나눠 지역별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으로 적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주별로 최저임금을 설정하고 각 주마다 청소년, 주류서빙, 사냥·낚시 가이드, 재택근무 등을 특례대상으로 하여 차등적용한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최저임금의 지역별․업종별․연령별로 차등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정부의 주장대로 최저임금 차등적용으로 야기될 사회적 혼란을 겪느니 차라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절규를 듣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모습. 매해 반복되는 차등적용 공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사진제공 최저임금위원회

올해초 소상공인연합회는 전국 17개 시·도의 1200개 소상공인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2019년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근로자 영향 실태 조사'에서 응답자의 77.8%가 최저임금의 규모·업종별로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를 내놓았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방법으로는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0.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사업체 규모별로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70.3%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영업공백 상태를 맞이한 현 시점에서 조사한다면 훨씬 더 높은 응답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별 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단 결정된 것이니 밀고 나가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 시기는 2022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 내년 6월말은 되어야 한다. 

결국 9개월을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의 9개월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는 영겁의 시간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최저임금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보완 없이 방관의 시기가 지속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통은 나날이 커져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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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Heart25 2020-09-25 18:05:57
애초에 ‘최저’임금인데 차등을 둔다는것이 비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