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생존권 위협 임금체불, 소액체당금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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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생존권 위협 임금체불, 소액체당금이 답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0.09.28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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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 도입 이래 31만여 근로자에게 혜택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임금 체불액 급증 상황
까다로운 요건, 지급에 오랜 시간 걸려 원성 자자
급여로 생활하는 근로자에게 임금체불만큼 힘든 상황은 없다. 이를 구제하기 위해 도입된 소액체당금 제도가 근로자 생활안정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리크루트타임스 김민수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고용노동부가 임금체불 청산활동에 들어갔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 여파로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체불액이 올해 들어 이미 1조원을 넘길 만큼 임금체불이 만연화되고 있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고용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임금체불액은 지난 7월 말까지 9801억원, 체불 인원은 18만 4080명으로 한달 평균 1400억원 정도의 체불이 발생했다. 이를 근거로 추정하면 지난 8월까지 임금체불액은 줄잡아 1조 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 고용부의 판단이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체불액이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해말에는 역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조 7217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뜻하지 않은 변수로 인한 임금체불의 증가가 어느 정도는 예견되었다고는 해도 당하는 입장인 근로자들에게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중차대한 문제인 만큼 정부가 고삐를 당기겠다는 것. 그러나 단순한 예방과 계도만으로 임금체불 자체를 줄이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일부 악의적인 임금체불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경우는 기업이 체불 임금 자체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발생하는 일인 탓이다. 이때 가장 유용한 수단이 바로 소액체당금 제도다.

■ 2015년부터 지금까지 1조 107억원 지급돼
퇴직한 근로자가 기업의 도산으로 임금·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 일정 범위의 체불 임금 등에 대해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제도인 소액체당금 제도는 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당금을 지급하고 국가는 사업주에게 변제금을 구상하는 형태다. 당장 임금체불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인 셈이다.

2015년 7월 도입 이후 현재까지 약 31만명의 근로자에게 1조 107억원을 지급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소액체당금이지만 까다로운 절차와 요건 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았다.

법 개정으로 이젠 퇴직자뿐 아니라 재직자도 소액체당금 수령이 가능해졌다. 자료제공 고용노동부

또한 재직자의 경우, 임금체불에 시달려도 재직 중이라는 이유로 인해 소액체당금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부분도 소액 체당금 제도의 본질을 흐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이에 정부가 소액체당금 제도의 맹점을 보완해 보다 많은 근로자들에게 혜택을 부여하기로 하고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그 결과, 올 7월, 고용노동부는 재직자 체당금 신설, 소액 체당금 지급절차 간소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임금채권 보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그간 근로자들이 토로한 어려움 해소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이법 개정안을 통해 퇴직근로자에게 지원되는 소액체당금 제도를 재직근로자에게도 적용하도록 했다. 사업장이 파산하지 않았더라도 임금 체불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근로자부터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최저임금 120% 미만이나 중위소득 50%미만 근로자부터 적용한다. 이어 단계적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체당금 제도 개편으로 지원대상과 한도, 처리기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자료제공 고용노동부

까다로운 절차 및 요건으로 인해 근로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부분에도 칼을 댔다. 이전까지는 소액 체당금을 지급받으려면 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신고일로부터 실제 지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임금체불로 눈앞의 생활이 어려움에도 체당끔을 받으려면 반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근로자를 옥죄는 요소였던 것.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임금체불 최초 발생일부터 민사승소까지 평균 10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사실상 임금체불 피해근로자들이 1년 정도가 지나야만 체불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 기간동안 피해근로자들과 가족의 생계가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 법원의 확정 판결이 없어도 지방노동관서가 발급하는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가 있으면 소액 체당금을 신속하게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경우 소액 체당금 수령 소요 기간이 현재 7개월에서 2개월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에는 임금채권보장법 시행규칙을 공포하기도 했다. 그동안은 소액 체당금 청구 시 판결문 및 확정증명원 ‘정본’을 필수 제출서류로 규정해 대면 또는 우편 청구만 가능했으나 이 역시 번거롭기는 매한가지였다. 시행 규칙 공포로 앞으로는 판결문 및 확정증명원 정본 대신 ‘사본’도 제출 가능해졌고,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이나 팩스로 소액 체당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소액체당금 제도의 문제점을 계속 보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근로자가 느끼는 임금체불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소액체당금 부정 수급 방지에도 전력을 기울인다. 혈세 낭비를 막고 피해 근로자들의 정당한 수급권을 보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체당금 지급 후 사업주에게 구상하는 변제금 회수 절차를 현행 민사 절차에서 국세체납처분절차로 변경해 신속하게 변제금을 회수하도록 했다.

또한 부정수급 예방을 위해 체당금 부정수급 시 추가징수금을 현재 체당금 지급액 1배 이내에서 최대 5배까지 상향함으로써 부정 수급 의지를 원천봉쇄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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