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주린이들의 주식일기②] 주식이라는 빛, 불나방이 된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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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린이들의 주식일기②] 주식이라는 빛, 불나방이 된 대학생
  • 박세진 뉴스리포터
  • 승인 2020.09.28 0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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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6개 증권사 올해 신규 계좌, 2030세대 57%
사회초년생 신규 투자자 주식투자 유튜브 다수
과한 주식 몰입은 스톡홀릭증후군 유발
투자경험 적은 청년 위험 인식 필요
대학생들 사이에서 부는 주식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열풍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사진출처:무료이미지사이트 제공)
대학생들 사이에서 부는 주식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열풍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사진출처:무료이미지사이트 제공)

[리크루트타임스 박세진 뉴스리포터] 가로등 빛에 끊임 없이 몸을 부딪히는 불나방을 본 적이 있다. 불나방이 불을 향해서 날아드는 습성이 있는 것은 불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나는 특성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 각도를 유지하다 보면, 결국에는 불빛 주위를 빙빙 돌면서 불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모습이 현재 주식에 달려드는 대학생과 매우 유사하다.

20대가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이미 흔한 풍경이 됐다. 국내 6개 증권사의 올해 개설된 계좌 420만 개 중 2030세대의 비중이 5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서점의 20대 베스트셀러 차트에도 ‘돈의 속성’(김승호 지음),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존 리 지음) 같은 주식투자 관련 서적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유튜브에는 사회초년생과 신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투자 채널이 넘쳐난다.

일각에서는 20대의 거침없는 주식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뜻)해 ‘빚투’(빚내서 투자한다는 뜻)를 하는 2030세대가 적잖기 때문이다.

과연 모든 대학생들이 주식을 통해 이득을 취하고 있을까? 사실 그들이 항상 주식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들만 받는 것은 아니다. 주식으로 인해 고통받는 대학생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 위험성을 알리고자 주식으로 인해 삶의 균형이 흐트러진 대학생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나누어 보았다.

돈이 필요했습니다.”

주식 상황을 확인하며 손을 물어 뜯는 대학생 A군
주식 상황을 확인하며 손을 물어 뜯는 대학생 A군

재테크에 관심있던 평범한 대학생 A군은 최근 주식에 빠져 있다.

이전만 해도 학업을 병행하며 알바와 슈셀러(한정 출시된 상품을 확보하고, 이를 되팔아 이득을 취하는 판매자를 뜻하는 신조어) 활동으로 용돈을 조달하던 그가 주식에 빠진 이유는 뭘까. 코로나 여파로 알바를 그만두게 되면서 용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 엎친데 덮친 격으로 슈셀러 활동 역시 원할치 않았던 까닭이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주식이었다. 돈이 필요 했던 A군은 지인의 소개로 주식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그간 모아두었던 돈을 조금씩 주식에 투자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소액 투자를 했습니다.”

안전성을 위해 A군은 지인이 추천하는 다양한 종목에 조금씩 금액을 분산투자 했다. 많아진 종목 탓에 확인해야 할 것들은 자연스레 많아졌다. A군이 주식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 날 수록 주식은 A군 일상을 빠르게 잠식해 나갔다.

모든 대화는 주식으로 이어졌고,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했다. 시시때때로 휴대폰, 컴퓨터를 보며 주가 상황을 확인했다. 잠시도 주가를 알지 못하면 초조해지고 아무 일에도 집중할 수 없는 등 불안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 모습은 스톡홀릭증후군과 유사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오전 9시가 다가오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오후 3시가 지나면 다음날 뭘 사고팔까 고민하다 잠을 못 이루며 주말엔 월요일이 오기만 손꼽아 기다리는 것도 스톡홀릭증후군의 대표적 증상" 이라고 지적한다.

(아무런 정보 없이 주식을 처음 시작했던 지난 3월, 파란불이 가득하다)
아무런 정보 없이 주식을 처음 시작했던 지난 3월, 파란불이 가득하다

A군의 불안한 심리는 주식투자 방식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A군은 치고 빠지기 식의 투자 기법인 오치기(단타매매)를 주로 사용했다. 오치기의 경우 주식시장이 개장되었을 때 차트를 들여다보고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주식 시장에 어두운 A군이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란 어려웠다. 결국 A군의 차트에는 파란불(-)만 가득했다.

“본전은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차트의 파란불과는 상반되게 A군의 학업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주가 변동을 실시간 확인해야하는 탓에 자연스럽게 학업 및 취업 준비는 뒷전이었다. 이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주식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본전을 되찾고 싶은 마음과 당장 기댈 수입원이 없기에 더더욱 주식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포털사이트 주식관련 블로그에는 대학생들의 한탄이 가득하다
포털사이트 주식관련 블로그에는 대학생들의 한탄이 가득하다

대학생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원금을 메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강행하다 예수금을 모두 잃을 뻔한 사례가 빈번하게 보인다. 대학생들에게 몇 백만원이라는 단위가 더욱 거대하게 다가온다. 손해금을 메꾸고 싶은 마음은 비단 A군 만의 것이 아니다. 손해를 보면 이를 복구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그러나 주식에 대한 정보 및 투자 경험이 적은 대학생들이 무리하게 주식을 강행하는 모습은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그럼에도 주식을 이어가는 대학생들을 위해 현직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 조영래 현대차투자증권 이사는 “코로나19발 경제충격 및 금리인하로 많은 이들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너도나도 투자를 시작할 때는 시장이 이미 풍부한 유동성 장세에서 종목장세나 변동성 장세로 전환할 시기라 손실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경험이 적은 청년들이 달콤한 수익률에 상응하는 위험을 인식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할 때”라고 조언했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긴다는 뜻이다. 대학생 주식투자자들은 불구덩이 같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연 내가 주식시장을 잘 알고, 나 스스로를 잘 아는지 자문해 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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