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최고의 노후준비, 고정수입 제공하는 질 좋은 일자리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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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최고의 노후준비, 고정수입 제공하는 질 좋은 일자리 제공해야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10.05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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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보단 일자리가 우선..상대적 빈곤율 개선 위한 필수조건
재정 투입 정부 일자리 증가.. 내년 1조 3150억원 투입
저임금, 비숙련 함정에 빠진 노인 일자리 증가는 대안 아냐
질 좋은 노인 일자리 창출 위한 쳬계적 정책 필요해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일자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모습

[리크루트타임스 손영남 기자]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온 초고령화사회는 노후준비에 관한 화두를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단순한 노후자금 마련이 끝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일자리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여러 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현재 우리나라 은퇴세대들의 노후 준비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적게는 4억원부터 많게는 7∼8억원에 달하는 노후자산을 제대로 마련해놓은 이가 드물다는 보고들이 이를 입증한다.

일부 세대를 제외한다면 대다수의 은퇴자들은 국민연금이나 퇴직 연금 등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많은 전문가들은 최고의 노후준비는 결국 일자리의 유무에 달려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고정적 수입 확보로 노년 생황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 문제는 노년 일자리의 질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는데 있다. 이대로라면 초고령화 사회의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 66세 이상 연령층 상대적 빈곤율 최악 수준
9월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6세 이상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3.4%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16년(45.0%) 이후 2년 연속 개선됐지만, 15~64세의 상대적 빈곤율(11.8%)보다 여전히 4배 가까이 높다. "한국의 빈곤은 노인의 빈곤"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노인 빈곤 현상은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7년 기준 한국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4.0%였는데, OECD 국가 가운데 높은 축에 속하는 미국도 23.1%에 불과했다. 프랑스(3.6%), 노르웨이(4.3%) 등은 10%도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노년층의 빈곤율은 전 세계를 통틀어 심각한 지경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 통계청.

한국 노인 대부분은 노후 준비 자체가 되어 있지 않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중 "노후 준비를 하고 있거나 준비가 되어 있다"는 비중은 48.6%에 그쳤다. 10년 전(39.0%)보다 9.6%포인트나 상승했지만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성별로는 여자(39.3%)가 남자(60.9%)보다 노후가 덜 준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준비가 돼 있다는 고령자 가운데 31.1%는 주된 방법으로 국민연금을 꼽았다. 예금ㆍ적금ㆍ저축성보험을 택한 응답자는 27.9%였으며, 부동산운용(14.6%), 기타 공적연금(13.0%) 등이 뒤를 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노후 준비가 안 됐거나 안 하고 있다는 나머지 절반은 예금, 적금으로도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의 조사에서 드러나듯 국내 노후준비의 가장 큰 지지대는 국민연금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노후에 필요한 기초생활비는 조사방법이나 기관에 따라 그 액수가 달라지긴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180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이 돈을 국민연금이 메워줄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30년 가입자들이 매월 받는 평균 연금액은 2019년 3월 기준으로 보면 126만 4000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간단하게 계산해도 50만원 이상이 부족하다. 빠듯하게 살 수도 없다는 뜻이 된다. 이래서야 안락한 노후가 보장될 리가 없지 않을까.

물론 국민연금이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건 말 그대로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이다.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고자 한다면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비책은 필수다. 그에 따라 부상한 것이 퇴직연금이다. 

노후준비의 대명사로 거론되는 국민연금은 보조적 수단으로서는 훌륭하나 정답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료제공 통계청 

퇴직연금은 기존에 퇴직금으로 일시에 받는 금액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 적립해 두었다가 퇴직 이후에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받는 것을 말한다. 가입 시 매달 적립금이 쌓여 운용되면서 퇴직금보다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세제혜택도 있으며 10년 이상 가입하면 연금으로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노후 대책이 된다.

그러나 그조차도 대안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노후자금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고정적인 수입의 부재에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은퇴를 한 후 제2의 직업을 갖는 것이 권장되는 이유다. 

결국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미다. 이에 대한 인식은 누구보다 은퇴세대들이 절감하고 있다. 

■ 단순 일자리로 노년 삶의 질 보장 어려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일터로 나서는 노인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2.9%로 2018년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30.4%)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자가 35.8%로 가장 많았고, 농림어업 숙련종사자(24.6%), 서비스·판매 종사자(17.7%)가 뒤를 이었다.

여기서 드러난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노인 일자리 대부분은 저임금, 비숙련을 요하는 질 낮은 일자리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노인 일자리 사업 예산으로 1조 3150억원을 편성했다. 정부 역시 노인 일자리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올해보다 6만개 늘어난 약 8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양적 수준에서 만족할 수치일지 모르나 이는 전시행정이란 비판을 받아도 항변하기 힘든 성질을 띠고 있다. 쓰레기 수거나 교통 안내 등의 활동 후 월 최대 27만원을 받는 공공형 일자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만들어내는 노인 일자리가 무가치하다는 뜻은 아니다.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취지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그러나 무턱대고 숫자를 늘리기만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님은 분명하다. 

이는 정부 기관조차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난 9월 20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부에서 제출받은 ‘2020년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성과평가 결과’에 따르면, 고용부 산하기관이 고용정보원이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노인일자리 사업이 과도하게 커져 적절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업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놨을 정도다. 

고용정보원은 보고서에서 “현 상황에서 노인 일자리 양적 확대는 충분히 이뤄졌다”며 “일자리 질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실질적으로 사업 참여가 필요한 분들 위주로 적절한 규모로 운영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답은 정해져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노인 일자리 창출의 숫자에 매달리는 대신 진짜 일자리리, 즉 안정적 노후를 가능하게 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근본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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