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코로나19와 소상공인①] 광장시장의 밤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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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로나19와 소상공인①] 광장시장의 밤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 박세진 뉴스리포터
  • 승인 2020.10.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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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 유례없는 최저 수준.
소상공인 10명 중 9명 하반기 매출 감소 전망
매출로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매우기에 턱 없어
달라진 소비 방식 반영한 근본적인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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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도 없던 광장시장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없어 일찍 문을 닫는 상점이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재앙이란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운 시련을 소상공인들에게 안기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난관 앞에서 소상공인들은 생존마저 위협받는 상황, 이에 본지는 직접 현장에서 만나본 소상공인들의 증언을 통해 현 사태의 진면모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한다. 총 3회에 걸쳐 전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코로나19 광풍 앞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갈 길을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리크루트타임스 박세진 뉴스리포터] 코로나19 재확산은 소상공인에게 더욱 크게 와닿는다. 소상공인의 체감경기지수(BSI)가 넉 달 연속 하락하며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매월 18~22일 전통시장 1300곳과 소상공인 2400인을 대상으로 경기 동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9월 소상공인 BSI는 54.9로 전월보다 12.7포인트 내려, 소상공인 BSI는 6월부터 4개월째 하락하며 3월(2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소상공인들은 9월 체감경기 악화 이유(복수 응답)로 코로나19 유행 84.0%를 가장 많이 꼽았고 고객·학생·회원 감소, 사회적 거리두기·자가격리, 불경기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소상공인 10명 중 9명가량은 올해 하반기에도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는 서울시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서울 소재 소상공인 102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위기대응 소기업·소상공인 경영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응답자의 87.4%는 올해 하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고,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1%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도 85.5%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에 대해서는 감소했다는 응답이 89.2%였고 증가했다고 답한 소상공인은 1.3%에 불과했다.

상반기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전반적 경기 하강 영향(40.1%)을 가장 많이 꼽았고 사업 아이템과 경영방식이 코로나 사태에 부적합하다는 점(31.8%), 소비자의 대면 접촉 기피(17.6%) 등 순이었다.

양갑수 중기중앙회 서울지역본부장은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경기부진의 구조화·고착화된 어려움과 더불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급격한 사업환경 변화에 적응이 불가능한 소상공인의 열악한 경영상황이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반적으로 매출액 1억원 미만의 소상공인들의 피해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지원제도 활용 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여전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토록 어두운 전망 속에서 광장시장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소상공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았다.

■ ‘우리시장은 코로나19 로부터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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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손님이 끊기자 장사를 위해 꺼내놓은 어묵을 미처 넣지 못한 채 걸어 두었다.

광장시장의 입구에서는 ‘우리시장은 코로나19 로부터 안전합니다’라는 현수막이 조용히 나부꼈다. 코로나 19로부터 안전하다는 문구와 달리 내부는 을씨년스러웠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먹방의 성지로 급부상해 인산인해를 이루던 광장시장이라 믿기 힘들만큼 개미 한마리 조차 보이지 않았다. 적막한 그 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소상공인 A씨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코로나19, IMF보다 더 한 것 같아요”

소상공인 A씨는 현재 광장시장의 상황이 IMF때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전만해도 맛집 탐방을 위해 찾아온 젊은 사람, 오랜 단골인 노년층 너 나 할 것 없이 삼삼오오 앉아 막걸리를 마시던 전과 달리 지금은 상인들 끼리 상가에 앉아 상황을 푸념하기 바쁘다고 전했다. 상가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일찍 귀가하는 동료상인들이 늘어나자 차가운 현실이 더욱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소상공인의 사정이 크게 나빠지자 정부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소상공인에게 이달 말부터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294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2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은 25일부터 지급을 시작했다. ‘소상공인 새 희망자금’에 대해 묻자 A씨는 잠깐 숨통을 틔어주는 정도일 뿐이라 답했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광장시장 상인 절반 이상이 점포를 닫을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장사를 위해 만들어놓은 음식들은 팔리지 않아 그대로 버려질 상황이다.
장사를 위해 만들어놓은 음식들은 팔리지 않아 그대로 버려질 상황이다.

 

“코로나19 전에는 자리가 없어 손님들이 포장해 갔지만, 지금은 손님이 없어 음식을 그대로 버려야 할 지경입니다”

A씨는 만들어 놓은 음식들을 보며 크게 한 숨을 쉬었다. 어묵은 손님이 없어 미처 국물에 넣어 놓지도 않은 채 걸려 있었으며, 광장시장에서 나름 맛을 보장한다는 음식들도 가만히 쟁반에 놓인 채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그대로 놓여진 음식이 증명하듯 하루 매출은 봉지에 담긴 7만원 남짓이 전부.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을 매우기에 턱 없이 부족했다. 결국 A씨는 애써 만들어 놓은 음식을 버리는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마지못해 문을 열고 있는 실정이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정책으로 일시적으로 활기가 돌긴 했으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등 주요 소상공인들의 터전이 코로나19 이후로 완전히 망가진 상태”라며 “소상공인 생존권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촉발된 달라진 소비 방식 등을 반영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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