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취직자리 보장 못하는 대학 졸업장..절반이상 백수 못 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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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취직자리 보장 못하는 대학 졸업장..절반이상 백수 못 면해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0.10.06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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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대졸 신입 사원 채용 규모 한자릿수 채용 상당수
청년 체감 실업률 역대 최악..내년은 더 악화될 가능성 농후
대학생들의 올해 졸업생 예상 취업률은 44.5%로, 과반인 55.5%가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사진은 취업박람회 모습)

[리크루트타임스 김민수 기자] 대학진학을 염두에 둔 대한민국 교육열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현상에 속한다. 마치 좋은 대학 진학이 인생의 성공을 담보하는 징표로 여겨질 정도. 그러나 그게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 

명문대 진학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좋은 취직자리를 보장한다고 생각하는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신화는 이제 접어야 하는 구시대적 유물로 보여진다.

대학 졸업을 하더라도 절반 이상의 재원이 백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탓이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 4,1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올해 졸업생 예상 취업률은 44.5%로, 과반인 55.5%가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학과별 예상취업률과 4년제 대학 취업률 추이(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졸업생들의 예상 취업률이 50%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조사대상의 60.5%에 달했다. 2014년 이후 5년간(2014~2018년)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들의 실제 취업률이 62.6%~64.5%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올해 대학졸업생 예상 취업률 44.5%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전망치가 아니다. 각종 조사와 통계가 이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대학 졸업장은 더 이상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청년 4명 중 1명은 실업자..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절벽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9월 2일 발표한 상장사 530곳을 대상으로 한 하반기 대졸 신입 사원 채용 규모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64.1%가 1~9명으로 한 자릿수를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뜩이나 기업들의 공채 폐지로 채용 규모 감소가 예견된 가운데 채용계획마저 축소되면서 청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자료제공 인크루트

이는 국내 여론 기관들만의 전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하반기 실업률이 5.1%를 넘어서고 내년 상반기에도 4.7%로 전망됐다. 

문제는 청년층의 실업률이 7월 기준 10.7%를 기록하는 등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실업 체감도를 보여주는 청년 확장실업률도 26.8%로 역대 최고치를 찍는 등 4명 중 1명이 실업자일 정도로 ‘취업절벽’이 심각해져 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한때 취업전선의 보증 수표로 여겨졌던 대학졸업장마저 무용지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존재감이 희미해져가던 대학졸업장이 코로나19의 열풍에 휘말리며 더더욱 쓸모없는 존재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안 그래도 줄어들던 채용 기회가 코로나19로 인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연 설문에 응한 대학생들은 코로나19로 취업준비과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경쟁 심화’(38.1%)를 필두로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25.4%), ‘단기 일자리 감소 등 취업준비의 경제적 부담 증가’(18.2%), ‘심리적 위축 가중’(17.4%) 등이 그 근거로 꼽혔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고용창출의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급속히 둔화되면서, 청년 취업시장은 그야말로 긴 어둠의 터널에 갇혀있다”라며, “청년들의 고용난을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위기감을 갖고, 규제혁파, 고용유연성 확보 등 기업들의 고용여력 확충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졸업 미루는 게 상책.. 졸업장 따기 거부하는 대학생들
조기 졸업이 능력의 상징이던 풍조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취업난에 불안감을 느낀 대학생들이 졸업 대신 취업 준비를 위해 대학에 머무르는 것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졸업 후 백수로 지내는 것이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것에 비해 불리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갈수록 악화되는 졸업자 취업률이 그 믿음의 배경이다. 실제로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6년째 하락하고 있다. 교육부의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률’ 통계에 따르면 2012년 66.0%던 4년제 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2017년 62.6%로 떨어졌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줄었고, 대학을 졸업해 구직을 하는 청년 세대의 수가 많아진 것이 대졸 취업률이 낮아진 원인이다.

이처럼 힘겨운 취업상황에 학생들은 대학생으로 남기 위해 졸업을 미루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2월 기준 졸업유예제도를 시행 중인 대학에서 졸업유예를 선택한 학생은 1만3185명이었다. 1만 2157명이던 2017년 2월에 비해 1000여 명 가량 증가한 것이다. 

졸업유예제는 졸업 요건을 갖춘 대학 재학생이 졸업을 하지 않고 일정 기간 졸업을 미룰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졸업유예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대학의 학생들은 일부러 졸업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방법으로 ‘수료생’ 신분을 유지하기도 한다.

졸업을 위한 강의는 다 듣고 학점을 채웠지만, 영어 성적을 제출하지 않거나 한자시험 등을 응시하지 않는 등 각 대학이 제시한 졸업 요건 중 일부를 제출치 않는 방식으로 졸업을 미루는 것이다.

학생들이 이처럼 졸업을 미루는 이유는 취업 준비에 유리하기 때문이란 것이 공통된 설명이다. 학생들은 대표적으로 인턴·대외활동에서의 이점, 학교도서관 이용, 학내 취업 프로그램 이용 등을 학생신분 유지의 이유로 꼽았다. 

졸업 후 공백기에 대한 불안감도 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이유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사회구조적 원인인 취업난으로 졸업 유예를 선택하는 학생이 누적된 만큼 이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와중에 코로나19까지 더해졌으니 당분간 이런 기류는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단순한 졸업유예로 취업절벽을 넘으려는 생각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물론 이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정부를 위시한 이 나라의 사회제도에 있다

고급 자원인 대학졸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해답은 경제의 활력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전문가들 상당수는 대졸취업난을 단순히 경기문제나 노동시장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결국 대졸 취업난의 해법은 규제완화와 창업가 정신의 고취, 신산업의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에 있음을 다시금 상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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