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특수고용직 인정받는 SW프리랜서, 산재가입까지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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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특수고용직 인정받는 SW프리랜서, 산재가입까지 갈 길 멀다
  • 이효상 기자
  • 승인 2020.10.08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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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산업 프리랜서, 내년 7월 1일부터 산재보험 가입 가능
SW프리랜서도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로 신규 인정
SW프리랜서에 맞는 전속성 판단과 가입 사업장 구분이 우선돼야
SW 산업에서 프리랜서로 할동하는 이들도 내년 7월 1일부터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로 인정받게 된 까닭이다.
SW 산업에서 프리랜서로 할동하는 이들도 내년 7월 1일부터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로 인정받게 된 까닭이다.

[아웃소싱타임스 이효상 기자] 앞으로 SW 프리랜서 개발자 등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 프리랜서도 산재보험의 우산 아래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산재보험법과 보험료징수법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개정된 덕이다.

이번 개정안은 내년 7월 1일 첫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항상 열악한 노동환경과 갑질에 혹사 당해온 SW 프리랜서들에겐 감회가 남다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프리랜서에 대한 산재보험 첫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는 사업장에 종속되어 있지 않고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계약을 맺는 형태로 노무를 제공한다. 때문에 기업에서 정해둔 근로 시간이나 환경에 귀촉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SW개발자의 경우에는 정해진 기한 내에 계약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을 계약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근로시간과 근무지도 비교적 자율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의 특성상 '갑'의 역할을 하는 기업의 요구에 순응할 수밖에 없고 지나친 요구와 잦은 수정 요청 등으로 밤샘 근무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잦았다. 잔금이나 계약대금 전체를 지급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인해 기업의 요구를 따르는 것이 속편한 선택인 탓이다.

이러한 선택이 가져온 업무량 증가로 인해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돼도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을 받을 수는 없었다. 그동안 질병은 온전히 프리랜서의 몫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이들은 6만 6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법 개정이 7만 명에 가까운 프리랜서의 안전고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용부가 제시한 소프트웨어 프리랜서의 범주
고용부가 제시한 소프트웨어 프리랜서의 범주

■ SW프리랜서 요구에 대한 화답,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지정
이번 개정안은 노무제공 형태가 근로자와 유사하고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 필요성이 있지만, 개인사업자 형태로 노무를 제공해 산재 보험을 받을 수 없었던 이들까지 가입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개정된 법에 따라 현재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14개 직종에 해당하는 ▲보험설계사 ▲골프장캐디 ▲학습지교사 ▲건설기계조종사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회원 모집인 ▲대리운전기사 ▲방문판매원 ▲방문강사▲대여제품 방문점검원 ▲가전제품 설치기사 ▲화물차주 등은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개정안은 여기에 더해 소프트웨어 프리랜서도 특고로 신규 지정해 산재보험 가입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고용부가 특고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사유가 질병, 육아, 학업 등의 이유로 손질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산재보험 가입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W프리랜서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과도한 업무에 놓였던 개발자가 과로사하는 사례가 주기적으로 발생함에도 IT산업, SW산업 내 개발자 근로환경에 대한 적폐는 지속돼왔다. 프리랜서 또한 그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IT 아웃소싱 플랫폼 프리모아가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프리랜서들은 IT 프리랜서 활동을 위해 필요한 장치 1순위로 4대 보험 등 제도 개선(57.1%)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한경원 프리모아 대표는 "IT 프리랜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프리랜서에 대한 법적 보호는 미비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IT 아웃소싱 플랫폼 프리모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IT 프리랜서는 4대보험 등 사회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프리모아)
IT 아웃소싱 플랫폼 프리모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IT 프리랜서는 4대보험 등 사회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프리모아)

■ SW 프리랜서의 특고 인정, 전속성 판단 기준이 관건
내년 7월부터 SW프리랜서의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해지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프리랜서의 산재 보험 가입을 위해선 고용 사업장을 규정해야한다. 법 시행을 9개월 앞두고, 프리랜서의 사업장을 어디로 규정할지에 대한 문제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국내 프리랜서는 지인소개나 과거 경험을 통해 기업과 연결되는 경우 또는 IT 아웃소싱 플랫폼을 통해 활동하는 경우가 주를 이룬다. 플랫폼을 통해 기업과 연결되고 노무를 제공한다면 프리랜서의 귀속 사업장은 어디로 보아야하는지 갑론을박이 일 수 있다.

앞서 올해 5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위원회는 브리핑을 통해 정보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플랫폼 경제 활성화와 종사자 보호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합의문에는 IT 아웃소싱 플랫폼을 대표하는 프리모아, 위시켓, 이랜서 등이 함께했으며 법과 제도가 마련되기 전 노사정이 스스로 규범을 만들어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데 중지를 모았다.

그러나 산재보험 가입과 관련해서는 플랫폼과 프리랜서 간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 개발자 등 프리랜서 들은 하나의 플랫폼에 귀속돼 활동하지 않는다. 프리모아, 위시켓 등 여러 플랫폼에 자신의 경력과 포토폴리오를 올려두고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물색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면 프리랜서에 업무 요청이나 지시 등은 프로젝트를 발주한 기업과 진행하게된다. 노무 제공도 발주 기업에 이뤄진다. 프리랜서의 사업장을 플랫폼으로 가입하긴 무리가 따르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정리를 마친다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남아있다. 먼저 저조한 가입률이 문제다. 앞서 산재보험 가입이 허용된 특수고용직 14개 직종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15%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적용 제외 신청이 쉬운 탓에 이를 악용해 가입을 피해는 사업장이 많았다. 과거에는 지급하지 않았던 세금을 지불하다보니 당장의 손해로만 느끼는 이들도 많아 스스로 가입을 거부한 사례도 있다. 당사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특고 종사자를 둔 전속성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가장 큰 산이다. 전속성이란 업무의 내용과 장소, 근로 형태 등을 따져 노동자가 사업장의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한국산재보험연구원 오혜림 노무사는 "원칙적으로 개인 사업자는 근로자성 인정이 불가하지만, 예외적인 경우가 바로 '전속성'이 입증된 상황이다"며 "사업주와 종속관계가 입증될 경우 산재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전속성의 판단 기준이 SW 프리랜서의 업무 환경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SW 프리랜서의 경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업무에 대한 지시, 요구를 받고 납품 기한 등이 제약되어 있기는 하나 근로시간과 업무량까지 정해진 경우는 많지 않다.

더군다나 사업주가 프리랜서가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프리랜서의 장비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게 일반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법을 손질해 산재보험 가입 대상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이 실제 프리랜서의 근로환경 개선과 산재보험 가입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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