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늘어나는 직장인 유튜버, 발목 잡는 겸업금지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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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늘어나는 직장인 유튜버, 발목 잡는 겸업금지 조항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10.12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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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노출 우려한 회사와의 갈등, 언제든 터져나올 수 있어
겸업금지 조항, 법적 강제력 없다는 것이 문제
일부 직장인 유튜버, 회사 떠나는 사례도 빈번
직장일과 유튜버를 병행하는 직장인 유튜버와 회사와의 갈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한 직장인 유튜버의 방송 모습.

[리크루트타임스 손영남 기자] 청소년 희망 직업 1위가 유튜버인 세상이다. 이는 청소년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기존 직업을 지니고 있는 직장인들 역시 유튜버 활동을 통해 부수입을 올리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실제로 직장과 유튜브를 병행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바야흐로 직장인 유튜버들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돼 회사와 마찰을 빚는 케이스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구체적인 지침은 없지만 많은 회사들이 자사의 직원이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이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 이와 관련돼 도출된 것이 바로 겸업금지 조항이다.

■ 회사에 불이익 끼치지 않는다면 일정 부분 허용
한 직장을 다니면서 생계를 영위하는 지금까지의 패턴이 붕괴되고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투잡을 하겠다는 직장인이 늘어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8일, 잡코리아가 직장인 투잡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잡코리아가 지난 9월 23일~10월 5일 직장인 642명을 대상으로 '투잡 의향'을 조사한 결과, 전체 직장인 중 84.1%가 투잡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한가지 일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직장인이 10명중 8명이란 뜻이다.

직장인들이 투잡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추가 수입을 벌기 위해서(85.6%)'였다. 선호하는 투잡은 전체 1위에 '서비스직'이 꼽힌 가운데, 2위부터는 연령대 별로 차이를 보였다. 이중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20대의 조사결과다. 

20대의 경우 서비스직에 이어 '유튜버(1인 미디어)(31.7%)'를 선호한다는 답변이 2위에 올랐던 것.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로 보여진다. 수입 창출과 함께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어 이런 추세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잡을 원하는 직장인 가운데서도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료제공 잡코리아.

실제로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말 전국 성인남녀 354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유튜버에 도전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한 것이 그 증거다. 이제 직장인 유튜버는 그리 낮선 것이 아닌 모양. 그러나 직장인 유튜버로 자리를 잡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컨텐츠를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열정을 부담하는 것도 그렇지만 회사와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돼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이 겸업 금지 조항이다. 사실 겸업금지 조항은 법적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이 아닌 일반 사기업 근로자라면 근로자의 겸업을 법적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무법인 길 권창근 노무사는 “직업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절대권리이므로 직장에서 벗어난 이후의 영리 활동을 금지할 법적근거는 희박하다”면서 “퇴근 후 행하는 유튜브 활등을 딱히 금지할 방법은 없다”고 유튜브 활동 가능론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기업 보안 누설이라거나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선이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 일부 주의 사항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 합리적 해결책 조성이 바람직
권 노무사의 말처럼 기업의 보안이나 명예 실추 같은 사안이 아니라면 회사에서 직원의 유튜버 활동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이 역시 불문율일 뿐, 회사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한 대기업 증권사의 인사담당자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는 해도 결국 직원의 유튜브 활동이 회사의 기밀 유출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그로 인해 본업에 소홀할 가능성이 커 회사는 원칙적으론 유튜브 활동을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기업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직장인 유튜버들이 늘면서 몇몇 기업에서는 이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삼성이나 한화 등 몇몇 대기업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사 직원들의 유튜버 활동을 규정하고 있다. 회사 내의 특정 장소를 노출하면 안 된다거나 업무 중 시간엔 촬영이 금지된다는 식이다. 

아예 직원의 유튜브 활동을 금지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퇴근 후의 유튜브 활동이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란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 교육부가 현직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 실태 조사를 벌인 것처럼 갈수록 이와 관련된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직장인 유튜버의 활동을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스마트법률 사무소 김찬영 변호사는 “주52시간제와 워라밸 문화의 확산으로 늘어나는 직장인 유튜버는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회사에 불이익을 끼치지만 않는다면 이는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으로 보아 용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해석했다.

직장인 유튜버의 증가는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임이 분명하다면 이를 규제하고 금지하는 것보다는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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