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코로나19와 소상공인③] 위태로운 자영업자 두 번 울리는 악성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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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로나19와 소상공인③] 위태로운 자영업자 두 번 울리는 악성 댓글
  • 박세진 뉴스리포터
  • 승인 2020.10.13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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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악성리뷰로 고통받는 자영업자 증가
악성 댓글 매출에 직결된 영향 끼쳐 대안 필요
지속적인 욕설, 근거 없는 허위리뷰 처벌 가능
리뷰문화 개선 위해 배달 앱 리뷰 시스템 개선해야

코로나19는 재앙이란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운 시련을 소상공인들에게 안기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난관 앞에서 소상공인들은 생존마저 위협받는 상황, 이에 본지는 직접 현장에서 만나본 소상공인들의 증언을 통해 현 사태의 진면모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한다. 총 3회에 걸쳐 전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코로나19 광풍 앞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갈 길을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A씨(52)가 장사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A씨(52)가 장사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리크루트타임스 박세진 뉴스리포터] 코로나19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자영업자들에게 더욱 큰 고통이 수반되고 있다. 바로 ‘배달 앱 악성 댓글’이 원흉이다. 리뷰가 매출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점을 악용, ‘평점 테러’와 일부러 악성 댓글을 남기는 경우가 적잖아서다. 몇몇 업주들은 ‘배달 앱 악성 댓글 공포증’으로 인해 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례가 빈번할 만큼 그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배달 앱의 일방적인 평가 시스템 탓에 점주는 댓글로 해명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대응이 없다. 이 탓에 자영업자들은 남몰래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객이 남긴 리뷰의 유용성을 다른 고객들도 평가하거나, 고객의 주문 매너를 점주도 상호 평가하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

이에 경기도 용인시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를 만나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눠 보았다. 처음 만난 A씨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최근 달린 악성 댓글이 그 까닭이었다.

장사를 시작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가게는 텅 비어 있다.
장사를 시작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가게는 텅 비어 있다.

“악성 댓글 하나에 신규 고객 주문율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최근 A씨의 신경은 온통 댓글에 집중되어 있다. 얼마 전 달린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맛”이라 달린 댓글 탓이다. 해당 댓글은 A씨에게 별점 1점을 제공했다. 별점 1개는 가장 낮은 점수이다. 자영업자들에게 별점 1점의 오명은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만큼 부담스러운 존재다. 리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리뷰는 대중들의 권리가 아닌 자영업자들에게 휘두르는 하나의 권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A씨의 가게는 총 평점 4.7에 달할 만큼 높은 별점을 자랑했다. 몇몇 업주들이 진행하는 리뷰이벤트 역시 손님들에게 공정하게 맛 평가를 받기 위해 진행하지 않을 만큼 맛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이런 A씨의 자존감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댓글 하나로 인해 A씨는 댓글 보기가 두렵다고 전했다.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악성 댓글에 답글을 달았다. 혹여나 악성 댓글을 지워줄까 하는 마음에 지푸라기도 잡는 심경으로 답글을 달았다고 한다. 손님들은 부담 없이 댓글이지만 자영업자들은 그 댓글을 읽는 순간 피가 말린다고 전했다.

댓글이 주는 파급력은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며 이는 온전히 자영업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라 장사하기가 너무 두렵고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악성 리뷰가 달리면 즉각 주문이 줄어든다. A씨는 "어떤 날 주문이 너무 안 들어와 앱에 접속해 봤더니 평점 나쁜 리뷰가 새로 올라와 있더라"며 "악성 리뷰 한 건에 주문이 반 토막 난 적도 있다"고 했다.

A씨가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맛”이라는 악플에 남긴 답글. A씨는 살기 위해 답글을 달았다.
A씨가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맛”이라는 악플에 남긴 답글. A씨는 살기 위해 답글을 달았다.

■ 배달 앱 악성 댓글 문화, 변화가 필요하다.

현 사태에 대해 배달 앱이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달 앱도 리뷰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는 있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 2010년 서비스 시작 이후 2019년 4월까지 총 6만2000건의 불법 리뷰를 삭제했다. 덧붙여 악성 리뷰를 방지하는 조치에 돌입했다. 고객이 최초 리뷰 작성 후 삭제하면 해당 주문 건에 대해 재작성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리뷰 작성 기한도 기존 7일에서 3일로 줄였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리뷰 93%가 주문 3일 이내에 작성됐다"며 "리뷰를 악용하는 일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요기요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개발한 AI 기술을 적용해 허위 포토 리뷰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모델을 개발했다.

다만 배달 앱 이용자가 1000만 명이 넘어선 상황에서 단속만으로는 악성 댓글 리뷰를 걸러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리뷰도 온라인상 저작물이기 때문에 방송통신망법을 따라야 한다”며 “명백하게 잘못된 상황이 확인되지 않는 한 악성 댓글 리뷰를 플랫폼 사업자가 임의대로 삭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달 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성 리뷰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자 전문가들은 악성 리뷰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마트법률사무소 김찬영 변호사는 “지속적인 욕설과 근거 없는 허위리뷰는 연예인 악성 댓글 처벌과 유사하게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은 리뷰문화 개선을 위해 배달 앱 리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한 관계자는 “그간 일부 소비자들이 인플루언서임을 내세워 부당한 요구를 해와도 자영업자는 대응 수단이 없었다. 반대로 일부 업체가 리뷰 시스템을 악용해 자신의 가게를 본래 가치보다 과대평가 받는 문제도 있다. 배달 앱 등 외식업에도 공동 또는 상호 교차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악의적인 리뷰를 막고 건전한 리뷰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리뷰는 법적인 처벌도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달앱에 쏟아지는 신규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리뷰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다. 배달앱에서 리뷰는 곧 매출로 직결될 정도로 음식점의 평가 기준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배달음식 주문이 급증한 가운데 늘어난 주문만큼이나 여전히 많은 허위·악성리뷰가 자영업자들을 곤란에 빠트리고 있다. 이들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선 배달앱의 조속한 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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