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폭풍 성장 '당근마켓'..잘못된 불법판매, 범죄 노출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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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폭풍 성장 '당근마켓'..잘못된 불법판매, 범죄 노출에 '주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0.10.15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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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월 평균 이용자 1000만 돌파..중고 시장을 집어 삼키다
벌레 잡아주기 등 이색거래 활발, 지역 커뮤니티 역할도 '순기능'
불법 의약품 거래 창구로 '논란', 기술적 차단 도입 검토
온라인 판매 금지 상품 등 온라인 중고거래 유의점 알아야 피해없어
중고물품 직거래를 아이템으로 내세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고공행진이 무섭다. 당근마켓은 지난 9월 기준 월 이용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사실상 중고거래 시장의 최우위를 점했다.
중고물품 직거래를 아이템으로 내세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고공행진이 무섭다. 당근마켓은 지난 9월 기준 월 이용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사실상 중고거래 시장의 최우위를 점했다.

[리크루트타임스 김민수 기자] # 30대 여성 김미주(가명) 씨는 해마다 옷을 구매한 뒤 철 지난 옷을 처분하는 일에 애를 먹어왔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둘씩 나눠주기도 했으나 한계에 있었다. 최근 미주 씨는 지역 중고 거래 어플인 '당근마켓'을 통해 안 입는 옷을 '판매'하는 재미에 빠졌다.

요즘 아파트나 지하철역 근처에서 어색한 몸동작으로 주변을 서성거리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면 "당근..?"이라는 물음이 돌아오곤 한다. 이런 물음을 던지는 이들은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거래를 하는 이용자다.

지역 기반 직거래를 중심으로 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최근 중고거래 시장의 판도를 새롭게 바꾸고 있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 이상으로 지역 커뮤니티나 지역 정보 알림통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의 급성장이 가져온 순기능 뒤로 사기, 불법 판매 등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 불황 타고 솟아오른 '당근마켓'
코로나19가 불러온 경기 침체는 역으로 중고거래 시장을 키웠다. 중고거래는 이른바 '불황형 산업'이다. 경제가 불안할수록 시장이 커지기 때문이다. 완전 새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효율이 좋은 중고 제품을 구매하면서 소비를 줄이려는 구매자들이 증가한 탓이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20조 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고거래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용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와 같은 중고거래 앱을 쓰는 순 이용자수는 올해 6월 기준 109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5명 중 1명 이상이 중고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다.

당근마켓의 MAU 지수 변화 추이(자료제공=당근마켓, 편집=리크루트타임스)
당근마켓의 MAU 지수 변화 추이(자료제공=당근마켓, 편집=리크루트타임스)

오랜 시간 국내 중고 시장에 양 두 주자였던 중고나라와 번개장터에 비해 당근마켓은 신생 기업이다. 당근마켓이 '당신의 근처'라는 슬로건을 들고 국내에 첫 출시된 것은 지난 2015년이었다. 그럼에도 당근마켓은 이 중에서 선두에 서있다.

당근마켓은 출시 5년 만에 중고시장 확대 흐름을 타고 급성장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9월 9일 당근 마켓은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인 'MAU(Monthly Active Users)'가 1000만 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으며,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00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당근마켓은 10월 14일, 코로나19 불황에도 불구하고 두자릿 수 이상 정규직원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당근마켓이 파격적으로 부푼 몸집을 안정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 강아지도 찾고 벌레도 잡는다?
당근마켓의 파격적인 성장은 단순히 중고거래 시장의 호황에만 있지 않다. 당근마켓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당신의 근처, 당신 곁에'라는 비전이 소비자들에게 적절하게 다가온 공이 더 컸다.

이웃 간 중고 제품의 거래만이 아니라 용역 등 다양한 재화를 다루는 점이 소비심리를 자극했다. 중고거래라 하면 기성세대가 쉽게 떠올리는 모습은 사용하던 전자기기나 의류 등 제품을 떠올리기 쉽다.

당근마켓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확인되는 메인 화면에서 반려견을 찾은 이색적인 사례가 홍보 이미지로 활용되고 있다.(사진=당근마켓 홈페이지 화면 캡쳐)
당근마켓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확인되는 메인 화면에서 반려견을 찾은 이색적인 사례가 홍보 이미지로 활용되고 있다.(사진=당근마켓 홈페이지 화면 캡쳐)

그런데 당근마켓에는 좀 더 특별한 거래가 오고 간다. '벌레 잡아주기', '집 앞에 죽은 쥐 시체 치워주기', '밀린 설거지해주기' 등이다. 일종의 '용역'이자 '아웃소싱'이다. 전국구 거래였으면 불특정 다수의 글에 묻혔을 거래 내용이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직거래이기 때문에 근처에 거주하는 이들이 쉽게 글을 보고 반응할 수 있었다.

이러한 판매 글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색적이고 재밌는 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정확히 조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하다 하다 별게 다 나온다"면서도 독특한 거래에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색적임이 혁신으로 다가올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돋움하며 고정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지역 맘카페 등의 이용자를 당근마켓 이용자로 유치하는데 유리했다.

지역 내 좋은 업소를 추천받는 글이나 학원, 어린이집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다수 올라온다. 특히 최근에는 당근마켓을 통해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게 되는 사례가 발생되면서 지역 기반 커뮤니티의 역할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기반 커뮤니티 역할은 당근마켓의 주 수익원이기도 하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간 수수료를 요구하는 대신 '지역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지역 내 소상공인, 기업, 개인 모두는 불법적인 일이 아니라면 비용을 지불하고 당근마켓에 광고를 게시할 수 있다. 광고비는 최소 5000원 부터 충전 후 사용이 가능하며, 금액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광고 지역 구를 추가하거나 줄일 수 있다.

■ '당근마켓' 유용한 만큼 위험한가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서 하는 거래 즉 대면거래(직거래)가 원칙이다. 하지만 대면 거래를 원칙으로 하는 당근마켓에서도 스미싱과 사기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오히려 대면 거래로 인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어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근마켓은 지역 거래의 특성 때문에 최근 이색적인 거래 요구가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 '벌래 대신 잡아주기', '설거지해주기', '쥐 시체 치워주기' 등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대면 거래가 불특정 다수의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구매자와 판매자의 신원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제가 된 '설거지해주기'에 대한 게시글에 누리꾼들은 "집 안으로 들어가는 일인데 가볍게 생각해선 안된다", "어린아이나 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판매자의 경우도 게시글을 반복적으로 올릴 경우 위치나 신원이 특정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들어 젊은 여성의 옷을 자주 판매하거나 여성 용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는 '여성'으로 특정할 수 있다. 실제 당근마켓의 이용자 중 59.5%는 여성으로, 젊은 여성 층에서 인기가 높아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 판매하는 물품에 따라 판매자의 연령대 추측도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누군가 악의적인 마음을 품는다면 쉽게 범죄의 타깃이 되는 셈이다.

실제로 본지와 인터뷰 한 당근마켓 이용자 김미주(가명) 씨는 "안전을 위해 지하철역이나 경찰서 앞 등 CCTV가 확보된 곳에서 직거래를 하고 있다"면서도 "서로 일정을 조율하다 너무 늦은 시간에 거래가 진행되면 불안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제 당근마켓에 올라온 거래 게시 글. 벌레 잡기나 설거지 등은 기존의 온라인 중고거래에선 찾아보기 힘든 형태의 거래다.
실제 당근마켓에 올라온 거래 게시 글. 벌레 잡기나 설거지 등은 기존의 온라인 중고거래에선 찾아보기 힘든 형태의 거래다.

스미싱이나 판매 사기 등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스미싱과 같은 사기 행각은 당근마켓처럼 직거래를 원칙으로 하는 플랫폼에서는 발생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럼에도 다른 이유를 핑계로 구매자에게 URL 클릭을 유도하는 수법으로 사기 행위는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기범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은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어렵거나 꺼려진다"거나 "지금은 출장(또는 다른 이유로)으로 타지역에 있어 직거래가 어렵다" 등을 말하며 다른 형태의 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스미싱뿐 아니라 계좌 송금 등을 통해 직접적인 금전적 피해도 입을 수 있다.

판매자의 동네 인증 상태만으로 판매자 신뢰도를 판단할 경우 위와 같은 사기 행각에 당할 가능성이 높다. 당근마켓은 판매자 신뢰도를 나타내는 '온도'를 확인하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판매자의 신뢰도를 인증하는 '수단'일 뿐, 완전히 신용할 수 있는 척도는 아니다.

실제로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사기도 늘어나고 있다. 박완수 국회의원이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물품 직거래 사기 범죄 검거 건수는 2017년 6만 602건에서 2019년 기준 7만 2935건으로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피해 금액은 176억 원에서 834억 원까지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되지 못한 사기 행각까지 포함하면 2019년 발생된 온라인 중고물품 직거래 사기 범죄는 8만 9797건으로 9만 건에 달한다. 범죄가 급증하며서 미검거된 숫자도 증가했다.

2017년에는 직거래 사기가 총 6만 7589건 발생했다. 미검거 숫자는 6987건으로 7000건 내외다. 반면 2019년에는 8만 9797건 중 7만 2935건에 대한 검거만 완료했기 때문에 사기행위 1만 6862건에 대한 검거를 완료하지 못했다. 미신고된 사기 행위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기 행위자를 검거한다 하더라도 중고거래 특성상 거래 금액이 소액인 점 등으로 인해 피해액을 회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현재 경찰 대응은 사기 범죄 발생 이후 범인을 검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 같은 대응으로는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한계가 있고 범죄 예방 가능성도 작다"고 지적했다.

당근마켓 측은 사기행위를 한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 이용을 즉시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사기 행위 발생 이전 검열은 어려운 상황이다.

■모르고 한 중고 판매, 범죄자로 전락할 수도
중고거래의 경우 판매자가 정식 인가를 받은 사업자가 아닌 점도 문제가 된다. 개인이 자신이 소지한 물품을 판매하는 게 주된 방식인데, 해당 물품이 중고 판매가 가능한지,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물품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적은 탓이다.

10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 결과 낙태약, 강성제, 흥분제 등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불법의 창구가 된 셈이다.

논란이 된 불법 의약품 판매에 관해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는 "원칙적으로 해당 거래를 차단하고 있지만 운영 인력이 부족해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빠르게 성장한 만큼 부작용이 따른 것.

김 대표는 "향후 중고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겠다"며 "기술적으로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당근마켓에서 제시하고 있는 당근마켓 거래 금지 품목. 판매자, 구매자는 안전하고 올바른 중고거래를 위해 해당 내용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당근마켓에서 제시하고 있는 당근마켓 거래 금지 품목. 판매자, 구매자는 안전하고 올바른 중고거래를 위해 해당 내용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반드시 낙태약이나 각성제와 같이 향정신적 의약품이나 자극적으로 보이는 의약품만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다. 의·약사가 아닌 경우 의약품에 대한 처방을 할 수 없음에도 온라인을 통해 처방과 판매를 함께 하거나,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없는 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당연히 법을 지키지 않은 판매는 단속해야 할 불법 행위다. 하지만 판매자가 이에 대한 지식이 없어 잘못된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자발적 주의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화장품 회사에서 제공하는 샘플은 유상거래가 금지된다. 지역 거래에 유용할 것으로 생각되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도 지정된 판매소에서만 정해진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판매 금지 물품이다.

젊은 층에서 구매가 많은 콘택트 렌즈와 서클렌즈도 안경사가 아닌 개인이 임의적으로 판매할 수 없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도수 있는 선글라스도 허가를 받은 전문가에게 구매해야 한다.

농산물 꾸러미 쌀도 온라인 중고거래 금지 품목이기 때문에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한 판매 시 불법 행위로 적발될 수 있다.

당근마켓은 판매자가 모르고 행한 판매로 인해 범법 행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판매 금지 상품을 규정하고 있다. 가품과 주류 담배 등 일반적으로 떠올리기 쉬운 금지 상품 외에도 헌혈증, 초대권, 수제 음식 등 자칫 잘못하면 실수할 수 있는 품목까지 다양한 상품이 판매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구매자와 판매자는 이를 숙지하고 이용해야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

홍재기 한국열린사아버대학교 특임교수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판매와 중고상품 거래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무조건 남이 한다고 따라 하지 말고 온라인 거래시에는 반드시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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