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무늬만 국가직 소방관'...처우개선 숙제 여전히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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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무늬만 국가직 소방관'...처우개선 숙제 여전히 남겨
  • 이효상 기자
  • 승인 2020.10.15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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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신체적, 정신적 고통 심각에도 대응 미흡
회복지원차량 터무니없이 부족, 예산 증액 고려해야
지난 1년 자해행동 시도 소방관 1556명으로 드러나 충격
소방관 PTSD 회복 위한 심리 상담사 필요 주장 반영해야
사진출처-소방청
국가직으로 승급(?)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8일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진압 모습. 사진출처-소방청

[리크루트타임스 이효상 기자] 목숨을 걸고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소방관들에게 치사는 못할 망정 홀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도드라졌다. 국가직으로 탈바꿈하면서 처우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선 지난 8일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대형 화재를 계기로 소방관 처우개선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또 다시 나타났다. 소방관들은 신체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겪고 있어 이에 대한 처우개선을 요청하고 나선 것.

울산 화재 진압 당시 소방관들은 길바닥에서 쪽잠을 자거나 지쳐서 쉬는 모습을 보여서 국민의 안타까움을 샀다. 현장 소방관들이 휴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회복차량은 현재 소방청에 3대만 보유하고 있어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회복차량은 재난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따로 피로 회복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거나 경증환자 대피나 보호를 위해서 소방청이 도입한 특수목적 차량이다. 대당 4억 5900만 원인 트레일러 회복차량은 지금 호남과 영남에 각각 1대씩 배치가 되어 있다. 대당 3억 3000만 원인 버스형 회복차량은 수도권에만 배치되어 있다. 소방관들의 근무여건을 위한 차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9년에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6대 구매를 위한 30억 원의 예산을 요청했지만 18억 원이 삭감돼서 현재 3대의 차량 도입분만 예산이 반영되었다. 올해 예산안에는 1대 도입분이 반영되어 있다.

화재현장 뿐만 아니라 화재 이후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소방공무원의 경우 위험직무 특성상 충격적인 현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어 일반인보다 심리질환 발병비율이 높으며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소방관의 숫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사진출처-소방청
소방관들은 여전히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있다.사진출처-소방청

소방청이 지난해 소방공무원 4만80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전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2453명)이 극단적 선택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지난 1년간 자해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직원은 1556명이었다. 주요 4대 스트레스 현황은 PTSD 54.7%, 수면장애 81.1.%, 음주습관장애 62.3%, 우울증 67.9% 으로 나타났다.

소방관들은 최근 1년간 소방활동 중 외상사건(PTSD를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평균 7.3차례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사건 노출 경험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폐소생술을 하거나 대상이 완전 심정지가 됨 ▲1~4명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 ▲주요 언론에 보도된 안전사고에 관여 ▲부패가 진행되어 냄새가 심하게 나는 시신을 수습 ▲위험한 정신질환 환자에게 도움 제공 순이었다.

소방관의 자살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6명으로 같은 기간 순직한 소방관 23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2017년 기준 소방관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1.2명으로 일반인(25.6명)의 1.21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 자살률인 12.1명에 비하면 2.57배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법무법인 사람 김병진 안전문제연구소장은 “최근 소방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확진자를 이송하고 밀접 접촉하는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항상 긴장한 상태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며 “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도 좋지만 소방 직무에 대해 잘 아는 소방관을 심리 상담가로 육성해 동료들을 보살피는 ‘동료 심리상담사’ 제도를 더 활성화 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안영훈 한국행정연구원은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와 장비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소방관의 처우와 장비가 낙후된 근본원인은 국가의 편파적 재정정책으로 지방의 재정이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방방관의 처우와 장비의 개선은 지방재정을 확충하면 소방관이나 소방장비의 지역격차문제도 자연적으로 해결된다"며 "국가가 지방소방관의 처우와 장비를 개선하기 위한 재정지원을 할 수 없다면, 지방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할 수가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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