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뜨거운 감자 공정경제 3법·노동관계법, 패키지 처리 가능할까
상태바
[이슈] 뜨거운 감자 공정경제 3법·노동관계법, 패키지 처리 가능할까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0.10.20 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반기 국회 뜨겁게 달굴 민감 사안으로 대두
공정경제3법·노동법 동시 처리 불가 밝힌 여당
청와대와 여당 일각 달라진 반응이 전조 될까
공정경제3법 독소조항은 기업경영활동 위축 부를 것
노동계, 노동법 개악 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 시사
노동법 개정에 관한 논의가 공론화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노동계의 얼굴에 암운이 서리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은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총파업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 모습. 사진제공 민주노총

[리크루트타임스 손영남 기자]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노동관계법 개편을 둘러싼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본격적인 대결의 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재계와 노동계의 이해가 극명하게 엇갈린 만큼 이를 둘러싼 논쟁이 하반기 국회로 고스란히 옮겨올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의 처리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을 개정하자는 이른바 '공정경제 3법'과 고용유연성 강화를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이 하반기 국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경제 3법을 처리하고픈 여당과 노동관계법 개정을 원하는 야당의 입장이 어지럽게 얽혀든 까닭이다. 

각 당은 저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다는 관측 속에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 식의 거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정가의 예측이다. 물론 아직은 가시화되고 있지 않지만 정치의 속성을 고려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만은 아니다.

이 사안이 이토록 민감하게 떠오른 것은 여당의 공정경제3법 처리방침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이 노동관계법 개정과 동시 처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당은 즉각적으로 터무니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간의 사례로 미루어보아 이 사안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양날의 검으로 불리는 공정경제3법과 노동관계법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였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만큼 난제로 여겨지지만 언젠가는 다뤄야 할 사안인만큼 이번 국회에서 보일 진전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여당의 입장은 공정경제3법과 노동관계법을 묶어서 처리하는 일명 ‘패키지딜’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5일,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해 검토해볼 문제라고 밝힌 것처럼 조금은 달라진 기류를 엿볼 수 있다. 

그 다음날인 16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사이에서 이에 대한 설전이 벌어진 것 또한 의미심장하다. 아직은 지켜봐야 할 사안이지만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재계와 노동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이번 법 개정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모른다.

■ 하나 주고 하나 받는 거래처럼 이루어질 수도
달라진 정치계의 기류에도 불구하고 양대법안의 동시처리는 현재로선 건너야 할 산이 너무도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는 공동성명문을 내면서까지 공정경제 3법 통과 저지에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경제 3법 중에서도 재계가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상법 개정안에서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의 도입과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조항이 재계에서 문제로 꼽는 부분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대주주가 뽑은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것이 아닌, 독립적인 지위를 갖도록 감사위원을 별도로 선임하는 제도다.

여기에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조항이 들어가게 된다면, 감사위원 선임 단계부터 대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돼, 그 이상의 지분을 가져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재계에서는 해당 법안들이 통과될 시에는 투기자본의 경영간섭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이른바 ‘3% 룰’로 인해 외국 투기자본이 ‘지분 쪼개기’로 의결권 제한 규정을 피해 감사위원 자리를 모두 장악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업의 사익 편취 규제 기준을 현행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상장사 기준, 비상장사 20%)에서 20%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소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확대돼 영향을 받는 기업이 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지주회사가 지녀야 할 자회사 지분을 현행 상장사 20% 이상, 비상장회사 40% 이상에서 각각 30%, 50%로 취득해야하는 법안도 포함됐다. 이는 기존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편입하는 경우 지금보다 더 많은 지분을 취득해야 함을 의미한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비용만 30조 1000억원, 그에 따른 일자리 손실은 23만 8000명에 이를 전망”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부여당의 주장대로 법이 통과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경영환경이 극도로 나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재계의 반대논리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대성 교수는 “상시적으로 형사처벌, 행정제재, 민사소송 등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고, 무엇보다 소송 대응 여력이 없는 중소, 중견 기업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점을 가장 우려하는 것”이라고 기업 분위기를 설명했다. 

■ 노동계, 노동법 개악 상황 오면 총파업 불사 선언 
공정경제3법에 대한 재계의 극렬한 반대만큼이나 노동계 역시 노동관계법 개정에 명운을 걸고 개정 저지 투쟁에 나설 태세다.

노동법 개정은 말 그대로 개선의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입장이다. 현재보다 더 강화된 노동자 보호 조치를 내포해야 하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현재 야당이 주장하는 노동법 개정은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 재계는 현재보다 고용과 해고를 쉽게 하고 임금체계를 손질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는 기업친화적인 법률 개정을 바라는 상황이다.

경직된 노동시장에 임금, 근로시간 등을 유연화시키면 고용시장에 활력이 생기고 일자리가 따라온다는 재계의 주장은 얼마전 김종인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이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을 담고 있다.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자 노동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19일 경영계의 요구가 반영된 노조법 개정안 등을 '노동 개악'으로 규정하고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면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동법 개정안에 대해 "개악이면 투쟁이고 최고수위인 파업투쟁을 통해 노동개악을 저지하겠다"며 "노동개악에 반대하고 새로운 사회를 고민하는 시민사회와 함께 더 큰 연대를 만들며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의 '총력 투쟁'은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2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연대해 국회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24일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초에는 공동행동을 선포해 같은달 4일부터 국회 농성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노총이 노동법 개정 의사를 피력한 국민의 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7일 열린 제83차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 장면. 사진제공 한국노총 
한국노총이 노동법 개정 의사를 피력한 국민의 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7일 열린 제83차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 장면. 사진제공 한국노총 

한국노총 역시 이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7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례없는 경제위기가 점차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다"며 "수많은 사업체에서 무급휴직, 희망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 인적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관계법 개편은 절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이번 정기국회는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노동자의 생존권이 걸려 있는 막중한 국가적 책무를 짊어지고 있다"며 "국민의 힘은 노조혐오에서 비롯된 노동관계법 개편이라는 정책 추진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