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위험천만 공유 전동킥보드...법 개정으로 사고급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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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위험천만 공유 전동킥보드...법 개정으로 사고급증 우려
  • 박세진 뉴스리포터
  • 승인 2020.10.2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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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 부, 만 13세 이상 전동 킥보드 이용 가능
청소년 신체 성인에 비해 약해 피해가 더욱 커
전동 킥보드 무단 방치 등 부차적 문제 잇따라
법 개정보다 이용자 올바른 인식 확립 우선 돼야
한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보호장구 미착용 사고로 인해 응급차에 실려 가고 있다.
한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보호장구 미착용 사고로 인해 응급차에 실려 가고 있다.

최근 2년간 전동킥보드 보급이 239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지만 이와 관련된 사고 역시 증가하고 있어 킥보드 사용에 관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관련 사고는 같은 기간 4.6배 증가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만 13세 이상이라면 면허 없이 누구나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법안이 오는 12월 10일부터 시행된다.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 역시 늘고 있음에도 이용 가능 나이를 낮춘 것은 시급한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공유 전동 킥보드 타면서 누가 그 큰 헬멧을 번거롭게 갖고 다녀?"

전동 킥보드 사용자들이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는 것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취재 결과, 언제 어느 곳이든 전동 킥보드 탑승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주행하냐”라는 질문에 한 이용자는 “공유 전동 킥보드를 매일 타는 것도 아니고 짧은 거리를 효율적으로 다니기 위함인데 누가 그 큰 헬멧을 번거롭게 갖고 다니겠냐”라고 반박했다.

이에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헬멧은 사이즈를 맞추기 어려운 데다 분실 위험도 너무 커 킥보드와 함께 대여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헬멧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한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다.

전동 킥보드 특성상, 앞•뒤 바퀴 간격이 좁으므로 운전자가 탑승하면 무게 중심이 현저히 높아진다. 이 경우 앞바퀴가 걸려 넘어지면 높은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운전자의 얼굴부터 바닥에 부딪히게 된다.

2019년 한국 소비자원 조사에 의하면 전동 킥보드 이용 시 머리 및 얼굴을 다치는 경우가 약 40%로 가장 많았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전동 킥 보드에 대한 안전의식은 아직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듯했다.

전동킥보드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인도를 이용해 달린다. 현행법상 전동킥보드는 명백히 ‘차도’로 달려야 한다. 제2종 원동기장치 자전거 이상 면허소지자에 한해 차도 우측 부분을 통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인도와 자전거도로 모두 달릴 수 없는 것이다.인도 주행은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금지되지만(자전거도로는 가능), 쉽사리 지켜지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 가뜩이나 많은 무면허 운전자, 법안 개정이 정말 효과적인가?

모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는 면허가 필요하다 고지하지만 정작 면허 인증 절차는 없었다.
모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는 면허가 필요하다 고지하지만 정작 면허 인증 절차는 없었다.

공유 전동킥보드의 허술한 면허 인증 절차는 이미 유명하다. 한 업체는 면허가 필요하다는 공지에도 불구하고 면허 없이 등록 가능했다. 지난 7일 저녁 신사동 한 길거리에서 두 명의 학생이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여고생은 의식이 없었으며, 남학생은 경찰의 면허가 있느냐는 질문에 “공유 전동 킥보드는 면허 없이 이용 가능 하다고 답했다.” 이렇듯 안일한 전동킥보드 관리 체계가 무면허 청소년들을 더욱 사지로 내모는 것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사고는 2018년 57건에서 지난해 117건으로 늘었다. 지난 4월 부산에서는 한 30대 남성이 공유 전동킥보드를 탄 채 무단횡단을 하다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과 충돌해 숨졌다. 숨진 남성은 무면허였다. 해당 전동킥보드 서비스가 이용자의 운전면허 소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듯 무면허 운전자들의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지만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더욱 많은 무면허 운전자들을 사지로 내몰 위험이 있다. 이에 만 14세 청소년 자녀를 둔 주부A씨 는 “전동 킥보드 이용 나이를 낮추는 법안은 수많은 아이들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청소년은 성인과 비교하면 신체가 덜 발달했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클 것이라.” 밝혔다.

■ 보행자 통행 막는 공유 킥보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인도 한 가운데 공유 전동킥보드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어 보행자들의 불편이 증가하고 있다.
인도 한 가운데 공유 전동킥보드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어 보행자들의 불편이 증가하고 있다.

공유 킥보드의 주차문제 또한 비난의 목소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해당해 보도에 주차하는 행위는 불법 주정차에 해당한다. 하지만 동법 시행령에 ‘과태료 부과’는 조항이 없어 지자체가 단속 및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공유형 전동 킥보드들이 서울시 도로 곳곳에 무단 방치되고 있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도로교통법 위반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한 사업은 별도의 인허가 절차조차 없이 자유업으로 운영되고 있어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 `도로교통법상 인도에 주차할 수 없는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로 사업을 허가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국토부는 `현재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한 사업은 별도의 인허가 절차가 없이 자유업으로 운영되고 있어, 국토부의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진 의원은 "전동 킥보드가 시내 인도 등에서 운행되거나 무분별하게 세워져 있는 것은 법 위반"을 지적했고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조례 개정을 통해 ‘개인형 이동장치’의 개념을 신설하고, 견인비용을 부과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진 의원은 "전동 킥보드가 신교통수단인 만큼 무조건 단속하거나, 처벌하기보다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해당 업체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토록 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전•수거 인력, '쥬서(juicer)' 역시 위험하다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이 확장됨에 따라 새로운 직업군이 생겼지만 안전의식은 여전히 미비하다.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이 확장됨에 따라 새로운 직업군이 생겼지만 안전의식은 여전히 미비하다.

공유 킥보드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직업군도 생겼다. 라임•버드•더스윙 등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길거리 곳곳에 있는 방전된 킥보드를 수거한 뒤 충전해서 갖다놓으면 건당 4,000원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반인들이 원하는 때 일할 수 있어 부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라임이 운영하는 충전•수거 인력 ‘쥬서(juicer)’ 수는 서울에만 1,000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쥬서들의 안전의식은 여전히 미비하다. 실제 아르바이트로 쥬서 업무를 하는 대학생 A 군은 “한 번에 여러 대를 충전해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이는 이미 쥬서들 사이에서 꿀 팁으로 전해 내려오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에 물음표를 던진다. 법무법인 사람 김병진 안전문제연구소장은 “사용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사고량도 늘어난 만큼 해당 지자체 및 전국 담당 경찰서에 킥보드 관련 무면허, 헬멧 미착용, 단속강화가 필요하다"면서 "(킥보드도) 차량이지 않나. 차량이면 그에 맞는 형평성 있는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마트법률 사무소 김찬영 변호사는 “공유 경제가 확산함에 따라 이용자들의 편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허용범위만 늘리다 보니 많은 우려가 발생한다”며 “조급한 법 개정보다 이용자들의 올바른 인식 확립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급한 법 개정으로 인해 더 많은 희생자를 일으키는 것 보다, 사용자들에게 올바른 안전의식부터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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