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돌파구 없는 청년 실업, 내년 전망도 암울하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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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돌파구 없는 청년 실업, 내년 전망도 암울하기만 해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12.03 0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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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넷 중 세 곳은 신규채용 안해..갈 곳 없어 졸업 유예
청년 교육수준 '최고'에도 10년간 대졸자 실업률 OECD 순위 바닥권
심화된 청년 실업, 결국은 일자리 미스매치가 원인
청년 일자리 창출은 현정부 최대의 난제에 속한다. 사진은 채용박람회 모습

[리크루트타임스 손영남 기자] 청년 실업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반등의 여지도 없이 급전직하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해결할 그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더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통계청이 지난 11월 11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25~39세) 취업자는 771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3만 2000명 감소했다. 이는 2009년 이후 11년만에 가장 가파른 감소세였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경제 탓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경쟁국에 비해서도 유독 많다는 데 이르면 이는 코로나 영향 이전에 현재 우리 정부의 대처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09~2019년 OECD 37개국 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 및 고용지표 비교’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의 평균 청년 대학졸업자 실업률이 2009년 6.1%에서 2019년 5.3%로 0.8%포인트 개선된 반면, 한국은 5.0%에서 5.7%로 0.7%포인트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의 청년 대졸자 실업률 순위는 2009년 OECD 37개국 중 14위에서 2019년 28위로 14계단 하락하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특히 같은 기간 청년 대졸자 실업률이 증가한 국가는 OECD 37개국 중 한국을 포함해 8개 국가 뿐이었으며, 증가폭 기준으로 한국(0.7%p)은 그리스(7.0%), 터키(1.7%p), 덴마크(1.5%p)에 이어 4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국내 청년 대졸자 실업률은 악화일로에 처해있다.  

■ 부담 떠안은 기업, 청년 채용 꺼리는 분위기 조성
수많은 자료들이 국내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처는 딱히 이렇다 할 것이 없다. 기껏 나온 것이라곤 재정을 투입해서 만든 단기 공공 일자리 정도가 전부다. 그것도 노인 일자리 위주에 국한돼 막상 청년들을 위한 배려는 찾기 힘들 지경이다.

정부가 내년에 만들 단기 공공일자리는 모두 97만개지만 이중 청년에 돌아갈 일자리는 8만개에 불과하다. 단기처방에 불과한 것이긴 해도 이를 통해 정부가 청년 실업에 대해 지니는 위기 의식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 심각한 건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 방향이 외려 청년 실업을 심화시킬 수 있는 시도들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청년실업을 둘러싼 사회적 관심과는 달리 정부의 대처는 미온적이기만 하다. 사진은 각종 매체의 보도 내용. 자료제공 전경련

지난 11월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청년절망 3법, 대한민국의 미래, 청년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료집을 내고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노조법개정안, 퇴직급여법개정안, 근로기준법개정안 등이 청년 고용을 위축시킬 주범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를 '청년절망 3법'이라고 이름 붙이기까지 했다.

전경련의 주장을 요약하면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면 노동시장이 경직화하고, 한 달만 일해도 퇴직급여를 지급하면 일자리 창출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집약된다. 상시업무에서 간접고용을 금지하는 법안도 인건비 부담이 늘어 신규채용이 위축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주장대로라면 노동시장 유연화를 이루는 것으로 청년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명확하다. 이 주장에 딴지를 걸기 힘든 것은 현재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지표가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연성 지표가 높은 나라들이 대체적으로 청년 고용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주장은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대성 교수는 “청년들의 고용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미래 숙련노동력 부족에 따른 국가경쟁력 훼손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국내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 예상 취업률은 44.5% 그쳐 
청년실업을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기업들이 청년 고용에 앞장서면 되는 것. 그러나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가 기업 부담을 줄여주고 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다.

청년 고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 환경이 조성된다면 기업들이 채용을 꺼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추세는 이를 거스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기업 규제를 혁파해 일자리 창출 여력을 높여야 가능한 상황임에도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기업들의 시각이다.

한국의 청년 대졸자 실업률 순위는 2009년 OECD 37개국 중 14위에서 2019년 28위로 14계단 하락하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자료제공 한경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동3법 개정이 그를 잘 보여준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청년 고용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법 개정을 강행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부담을 떠안은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는 상황은 도처에서 발견된다. 

지난 9월,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조사에 응한 대기업의 74.2%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 중 신규 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은 50%, 신규 채용 ‘0’인 기업은 24.2%였다.

이는 상반기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내년 채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뛰어난 인재를 사장시키는 현재의 고용시장이 이대로 지속되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국내 청년들의 교육수준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고급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은 일자리의 미스매치 때문이다. 청년들의 선호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6월 공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진행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대졸자의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비율은 50%에 달한다. OECD 국가 중 최고치다.

실제로 2009~2019년 중 대졸자는 연평균 3.5% 증가했지만, 고학력 일자리로 분류되는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 수는 연평균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소위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고용도 연평균 1.3% 늘어나 대졸자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

직업상담협회 신의수 이사는 “청년실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적재적소 청년·일자리 매칭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의 부담을 덜고 고용시장 경직 해소를 이룰 수 있는 정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청년실업은 일자리를 넘어 결혼과 출산, 인구 및 주택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다. 청년실업은 저성장, 양극화와 함께 조속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는 의미다. 제대로 숙제를 못한다면 국가의 미래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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