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위기의 제조업..반토막난 순이익, 근로자 고령화까지 첩첩산중
상태바
[이슈] 위기의 제조업..반토막난 순이익, 근로자 고령화까지 첩첩산중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12.21 0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령화 늪 빠진 제조업.. 청년은 줄고 50대 이상 근로자 늘어
순이익 줄고 부가가치 하락...기업 가치 하락은 필연적 결과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제조업 비중은 높아..제조업 회생책 필요
국내 제조업의 부침이 심상치 않다. 하강일로를 치닫는 제조업의 추락을 막아야 한국 경제가 살아날 것은 자명하다.

[리크루트타임스 손영남 기자] 4차산업혁명 시대의 도래 이후 산업 구조 내에서 제조업의 비중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국가 경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바꿔 말하면 제조업이 흔들리는 상황이 온다면 경제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라는 뜻이다. 

최근 국내 제조업의 부침이 심상치 않다. 엄밀히 말하면 몇 년 사이 제조업의 슬럼프가 지속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 이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하나둘이 아닐 정도로 한국의 제조업은 극심한 불황에 빠져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적인 불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한국은 최소한의 데미지로 선방하고 있다는 국내외 보고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제조업이 흔들린다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 반토막난 제조업 순이익..전통 제조업 기업 시가총액 10년새 100조원 증발
제조업의 위기를 보여주는 지표는 한 둘이 아니다. 기업 가치 하락부터 순이익 감소 등 다양한 지표들이 그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순이익이 직전년 대비해 무려 59조 672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긴했지만 제조업의 경우 정도가 유독 심했던 것이 문제였다. 

지난해 제조업 순이익이 직전년 대비해 무려 59조 672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제공 통계청

제조업의 매출 1000원당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51.2원으로 전년 대비 39.1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다. 순이익이 줄었다는 것은 부가가치 역시 하락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제조업 부가가치는 코로나 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데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통계청의 ‘2019년 광업·제조업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제조업(이하 종사자 10인 이상 사업체) 부가가치는 559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2.1%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광업·제조업 부가가치가 감소한 것은 196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998년, 2013년, 2019년 세 차례뿐이다. 광업·제조업 중 광업 비중이 미미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조업 부가가치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니 취업자 수 역시 하락일로의 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1만 3000명 감소했는데, 10월(-9만80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 눈에 띈다. 어느 하나 긍정적인 지표가 발견되지 않는 상황에서 당분간 제조업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늙어가는 한국 제조업.. 일본보다 2.9배 빠르게 고령화
제조업의 취업자 수 감소도 걱정이지만 이와 함께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역시 제조업의 현실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젊은 층이 제조업을 기피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한경연
한국 제조업의 인력구조도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 한경연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20여년간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고령화 추이’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제조업근로자 평균연령은 1999년 35.5세에서 2019년 42.1세로 6.6세 높아진 반면, 일본은 40.4세에서 42.7세로 2.3세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가 일본보다 증가폭 기준으로 2.9배나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다. 

1999년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는 일본보다 4.9세 젊었으나, 2019년에는 차이가 0.6세로 좁혀졌다. 한경연은 지난 20여년간의 속도대로라면, 2022년부터는 한국 제조업 근로자가 일본보다 고령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대학교 시니어산업학과 이용기 교수는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는 인건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소인 동시에 신규채용을 막는 장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한 생산성 하락은 제조업의 몰락과 국내 경제의 동력 저하를 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제조업 근로자 고령화의 폐단을 상기시켰다. 

이 교수의 말이 아니더라도 한국은 전반적으로 일본에 비해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저연령층보다 고연령층에서 임금 증가속도가 높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결국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 가중을 불러올 것이다.

인건비 부담 가중은 기업 경쟁력 약화를 부르는 주요인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기업은 기업 가치 하락을 맛볼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업종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해 조선·자동차 등 전통 산업재 기업들의 합산 시총은 2010년 말 161조 9000억원에서 65조 4000억원으로 100조원가량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제조기업들의 기업 가치 하락이 불러온 위기감은 곧 한국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자료제공 전경련

이 기간 시총 상위 100위권 내에 속한 산업재 기업 수는 34개에서 23개로 감소했다. 이는 과거 고성장을 이어가던 제조기업들의 질적 성장이 크게 둔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서는 미ㆍ중 무역분쟁에다 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연이은 악재에 실적 충격이 컸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조선·중공업 등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산업의 비중이 줄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면서 “산업 변화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대성 교수는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인 제조업 위기는 민간 일자리를 넘어 한국 경제 운명과도 직결돼 있다”면서 “우리나라 GDP의 29.3%를 차지하는 제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작금의 경제 위기 타파를 위한 첫걸음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