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플랫폼 종사자 특별법, 노동계 반발 부딪히며 첫발부터 삐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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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플랫폼 종사자 특별법, 노동계 반발 부딪히며 첫발부터 삐거덕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0.12.23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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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특별법은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전제로 만들어져" 비판
특별법이 아닌 기존 노동법에 의한 안전망 구축 요구
고용부, 재계 "일괄적인 고용법 적용 아닌 고용형태 특수성 고려해야"
배달대행기사 등 플랫폼을 이용해 노동을 제공하고 수익을 얻는 플랫폼 종사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다.
배달대행기사 등 플랫폼을 이용해 노동을 제공하고 수익을 얻는 플랫폼 종사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다.

[리크루트 타임스 이윤희 기자]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배달 대행으로 활동하는 배달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특별법이 첫발을 뗐다. 표준계약서 도입 등 플랫폼 종사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노동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인데, 오히려 노동계에서 반발이 빗발치며 아이러니한 상황을 낳고 있다.

노동계에서 반발이 거센 까닭은 새롭게 제정된 특별법의 안전망이 기존 고용노동법에서 보장하는 안전망보다 협소하다는데 있다. 플랫폼 종사자도 근로자로 인정하고 기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노동법이 적용되야한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골자다.

그러나 고용부와 경영계는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고용형태의 특성을 반영해야한다고 선을 긋고 있어 근로자 정의를 둔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종사자 보호대책, 무엇을 담았나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2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플랫폼 종사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플랫폼 종사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한점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관계부처 TF를 구성하고 전문가와 노사 단체와의 협의 끝에 마련된 이번 특별법은 플랫폼 종사자 179만 명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이중 플랫폼이 일을 배정하는 등 업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협의 의미의 플랫폼 종사자에 해당하는 이들은 약 22만 명이 속한다. 만 15세 이상 64세 미만 취업자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0.9%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 결과 국내 플랫폼종사자는 179만 명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 결과 국내 플랫폼종사자는 179만 명으로 확인됐다.

특별법은 플랫폼 종사자 권익 보호를 위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보급하는 한편 배달업에 대해서는 인증제를 도입해 난립하는 무자격 배달 사업자에 대한 분별력을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또 산재보험의 전속성 기준 폐지를 위한 '산재보험법' 개정 추진 계획과 산재보험 적용 제외 사유의 제한을 추진한다. 현재 마련된 피보험자격확인 청구절차를 활용한 산재보험의 고용상 지위 확인 청구제도도 신설한다.

플랫폼 종사자의 복지 확대를 위해 생활안정자금 융자 지원과 퇴직공제 등을 위한 공제조합 설립을 지원한다. 아울러 안전보건 실태조사를 통해 산재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이륜차 정비요금 표준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표준정비시간과 시간당 공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동계 반발 이유 "플랫폼 종사자는 특별법이 아닌 노동법이 필요하다"
이번 플랫폼 종사자 보호 대책은 말 그대로 플랫폼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고 있는 이들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주요 목표다. 그런데 오히려 경영계보다 노동계의 반대가 더 거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정부 발표가 있던 21일 일자리위원회 앞에서 "플랫폼 노동권 보장 없는 종사자 보호입법은 기만이다"고 주장하며 특별법 추진을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특별법이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플랫폼 종사자가 기존 노동법이 아닌 특별법 대상자가 되면서 최소한의 보호만을 받게 된다는 것.

이들은 플랫폼 노동에 대해 "노동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타인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규정하며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얻는다는 이유만으로 노동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민주노총은 21일 일자리위원회 왚에서 플랫폼 종사자 특별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민조노동조합총연맹 홈페이지)
민주노총은 21일 일자리위원회 왚에서 플랫폼 종사자 특별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민조노동조합총연맹 홈페이지)

그러면서 "고용/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노동관계법을 적용하고 플랫폼기업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법제도 개선에 먼저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실질적 사용자인 플랫폼기업과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조법 2조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에대한 고용노동부의 태도는 단호하다. 플랫폼 종사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탄생하는 고용형태로, 기존 고용형태를 근간으로 한 고용법을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은 "노사단체 및 전문가 등과 협의해나가며 당사자간의 다양한 논의를 지원하겠다"면서도 "플랫폼 일자리는 변화 속도가 빠르고 그 유형이 다양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고용부가 밝힌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179만 명에 달하는 플랫폼 종사자 중 플랫폼 기업에 따라 임금, 근로시간 등이 정해지는 근로자 수는 약 22만 명이다. 플랫폼 종사자 전체 중 약 12% 수준이다.

그 외에는 본인이 스스로 일감이나 근로시간 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플랫폼 기업의 종사자의 노무 행위에 영향이 미미한 경우도 있다. 플랫폼 기업이 업무 수행 방법이나 업무 시간, 장소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규정하는 '인적 종속성'이 현격히 부족한 것.

나아가 플랫폼이 이용자와 종사자에게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받지 않으며 중개만 제공하는 경우에도 도급이 아닌 근로자로 인정해야한다는 문제도 남아있다.

이처럼 노무 형태가 다양한 상황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해 일괄적으로 노동법을 적용하면 연쇄적으로 임금과 각종 수당 지급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존 근로자와 고용 방식이 다른데 기존 고용법은 그대로 적용해 불분명한 연차,휴업 수당 등을 지불하라는 것은 지나치게 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다양화된 고용형태에 따라 다양한 노동법이 마련되는건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증가하는 플랫폼 노동으로 인해 대책 마련에 나선 정부지만 첫 단추부터 노동계의 강력한 반대와 이에 대립하는 경영계 갈등에 부딪히며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이 뉴노멀시대 새로운 고용 형태로 자리 잡는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 갈등으로 인한 진통이 예상되면서 양측의 이해관계를 담아낸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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