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문과라서 '문송합니다'..IT 기술 없어 취업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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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문과라서 '문송합니다'..IT 기술 없어 취업조차 어렵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0.12.30 0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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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19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발표
인문계열 취업률, 의약계열보다 27.5% 낮아..유일한 50%대
상경계열 꿈의 직장 '금융권'도 IT 인력 및 기술 보유자 우대
IT 기술을 중심으로 한 신기술 등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인문계열을 중심으로 한 문과생들의 취업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T 기술을 중심으로 한 신기술 등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인문계열을 중심으로 한 문과생들의 취업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리크루트타임스 이윤희 기자] 코로나19 발 고용한파로 고용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추운 겨울을 나는 이들이 있다. 인문계열을 졸업한 '문과생'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맞물린 코로나19의 확산은 이과에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비대면 기술이 산업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과 출신 기술인들을 모집하는 TO가 증가한 까닭이다.

반면 문과생들은 여전히 "문송하다" 인문계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률은 전체 계열 중 유일하게 60% 문턱을 넘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다.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중 취업률 꼴지, 유지취업률도 현격히 낮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12월 29일 '2019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의 일반대학, 교육대학, 산업대학, 전문대학, 각종 학교와 기능대학 및 일반대학원을 기준으로 진행됐으며 2019년 2월 및 2018년 8월 조기 졸업자 55만 354명을 대상으로 취업 및 진학여부와 급여 수준 등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률은 67.1%로 지난해보다 0.6%p 하락했다. 조사 기간이 코로나19 유행 이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발 한파로 인한 채용 축소로 보기는 어렵다.

전체 졸업생 중에서 취업 대상자인 48만 1599명 중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32만 3038명으로 16만 여명은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하고도 취업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취업 부진을 겪고 있는 속에서 '문과' 계열을 대표하는 인문대학의 취업률 저조는 유난히 두드러진다. 조사에 따르면 인문계열의 2019년 취업률은 56.2%에 불과하다. 각 계열별 취업률을 살폈을 때 유일하게 취업률 60%를 넘지 못했다.

다음으로 가장 낮은 취업률을 보인 교육계열 62.7%와 비교해도 6.5%나 낮으며 전체 평균 취업률 보다는 11% 가까이 떨어진다. 

대학을 나와도 먹고살기 힘들다는 문과생들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반영된 것. 더군다나 인문계열의 취업률을 전년도와 대비했을 때 57.1%에서 0.9%p 하락하며 문과생들의 취업난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월 31일 기준 직장 취업자가 11개월 후에도 직장 취업자 자격을 유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유지취업률'도 인문계열은 전체 평균보다 뒤떨어졌다.

전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유지 취업률은 80.2%로 10명 중 8명이 취업을 유지했으나 인문계열의 경우 75.0%로 전체보다 5% 낮았다. 인문계열보다 유지취업률이 낮은 계열은 예체능계열(65.8%)이 유일했으며, 가장 유지취업률이 높은 공학계열(84.8%)과 비교했을 때는 15% 가까이 낮았다.

취업 자체도 타계열보다 쉽지 않은데 취업 후 11개월 뒤 계속 근속을 유지하는 비율도 타계열보다 녹록치 않은 것. 이러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 및 코로나19로 인한 이과 계열의 수요 증가로 문과생들의 취업난은 더욱 험난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취업이 쉽지 않자 복수 전공이나 전문 자격증 취득으로 취업 문을 돌파하려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한 대학의 국문학과를 졸업한 A씨는 취업이 쉽지 않자 뒤늦게 전산회계 자격증을 취득해 중소기업의 회계팀에 입사했다.

이처럼 20대 초중반 구직자 중 일부가 학과에 발목 잡혀 2차, 3차 교육을 필요로하면서 청년층의 졸업 후 노동시장 진입 기간이 더 늦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계열별 취업률 현황(자료제공=교육부)
교육부가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계열별 취업률 현황(자료제공=교육부)

■믿었던 금융권 '너마저?' 설 자리 좁아지는 문과계열
문과계열은 대표적으로 인문계열과 사회계열로 구분된다. 그 중에서 사회계열은 문과생들의 '희망'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비교적 취업률이 좋았다. 특히 문과생 졸업자에겐 꿈의 직장으로 여겨지는 금융권 등 상경계열 취업이 주된 목표다.

그러나 은행권 등 금융계열에서 마저도 IT 기술을 보유한 인재를 우대하며 문과생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IT 예산은 7조 원을 넘어선다. 전년대비 12% 증가한 것. 예산을 확대했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이 IT 기술 확보에 혈안인 이유는 자명하다. 핀테크, 전자상거래, 모바일 거래 등이 눈에 띄게 증가한 까닭이다. 이처럼 수요가 급증하자 금융권은 IT 기술을 보다 필요로하면서 관련된 인재 확보에 혈안이다.

문제는 IT와 무관한 직무에서도 이와같은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올해 KB국민은행은 IT 분야가 아닌 일반 직무에서도 IT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역량을 요구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비난 여론에 KB 측은 해당 채용공고를 내렸다.

하지만 비단 KB국민은행 뿐이 아니더라도 대다수 금융권은 직무 불문 IT와 공학 계열을 우대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IT 직군의 채용은 늘린 반면 기존 일반 업무에서는 명예퇴직 등 규모 축소도 단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 문과생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IT 기술이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임은 분명하다. 이에따라 정부 정책의 방향도 IT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길로 향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중소기업이 비대면, 디지털 관련 업무에 청년 인재를 채용하면 인건비 최대 180만 원과 간접비 10%를 더한 월 최대 190만 원을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이다. 다른 고용 지원금과 비교했을 때도 큰 액수다.

인건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디지털 관련 업무에 청년을 채용하고 정부 지원금을 통해 경영 부담을 완화하길 희망할 것. 때문에 오히려 디지털 역량이 필요 없는 직무에도 디지털 부분을 도입해 채용을 하는 등 유사 업무 시 해당 기술 여부가 취업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처럼 문과 계열 출신의 구직자가 설 곳이 나날이 줄어들자 문과생들의 '문송합니다'가 끝내는 문과 자체의 매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대성 교수는 "사회적으로 IT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관련 인재가 중요해지는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면서도 "그렇다고 인문계열 전공자 등이 비핵심 인재라는 인식이 생겨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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