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말 안 하면 일 못해요" 콜센터 코로나19 위기 놓여...대책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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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말 안 하면 일 못해요" 콜센터 코로나19 위기 놓여...대책은 '아직'
  • 이효상 기자
  • 승인 2021.07.19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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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제한, 집합금지는 이어지는데 정작 콜센터 종사자 보호는 외면
"콜센터 노동자 먼저 백신 맞게 해줘라" 민주노총 강력 촉구
보호 앞장 선 서울시, “필수노동자 백신 20만개 확보해 접종 진행중”
정작 현업 종사자 반응은 냉담...'생색내기'에 그친다고 반발 나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4단계로 격상되는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따라 콜센터 종사자들에게 우선접종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4단계로 격상되는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따라 콜센터 종사자들에게 우선접종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리크루트타임스 이효상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수도권은 지난 7월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시켰다. 이에따라 영업제한·집합금지 이뤄지고 사업장에는 30% 수준의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등 우리 사회는 빠르게 비대면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대유행이 이어지면 경제손실이 커질 상황을 염려해 빠르고 강력하게 방역에 힘쓰겠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한 이유를 발표했다. 

그러나 대유행 위기를 넘기기 위해 시행된 방역 수칙에 정작 대면으로만 업무를 해야 하는 콜센터, 택배기사, 환경미화원 등 대면업무 필수노동자의 안전과 작업지침은 빠져있어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생계 유지를 위해 일을 그만 둘 수 없는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코로나19 감염 위기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콜센터에 재직 중인 A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단감염이 콜센터에서 수차례 발생했다.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생계유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다수의 직원이 하루종일 말을 하는 직업 특성 상 마스크와 손 소독으로 집단감염을 예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호소했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4단계? 직장 내 집단감염 우려는 어쩌나

현재 수도권에서 시행중인 코로나19 4단계 방역수칙 기준 중 직장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책으로는 ▲시차 출퇴근제 ▲점심시간 시차제 ▲재택근무 30% 권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는 비대면업무가 가능한 업무에 대해서만 가능한 방역수칙일뿐 콜센터, 택배기사, 돌봄업종 등 대면으로만 업무를 해야하는 콜센터 직원들에게 적용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 

별다른 방역안전 지침 없이 대면업무를 실시했었던 작년 2020년 구로, 천안 등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콜센터 노동자 방역 안전 보호 정책은 미흡한 상황이다.

탁상행정과 같은 방역 권고는 결국 또 다른 집단감염을 낳았다. 2021년 7월 12일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콜센터에서 14명이 집단감염 사례가 다시 발생한 것. 이에 콜센터 업계 직원들은 본인들의 사업장 역시 집단감염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콜센터의 경우 대화를 통해 업무가 이어지기 때문에 실내에서 콜센터 직원들은 끊임없이 말을 해야한다. 그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쉽게 노출되어 있어 현장 노동자들은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대면업무 현장노동자들의 감염예방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콜센터 상담원·돌봄교사·환경미화원 등 49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면업무 필수노동자의 74.9%는 감염예방 물품을 매달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염예방 물품지급 관련 현장노동자의 목소리’를 적는 칸에는 물품지급이 정기적이지 않고 회사나 용역업체로부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답변이 이어졌다. 

그나마 컨택센터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온상으로 여겨졌던 비난을 피하고자 방역 조치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는 콜센터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등의 방안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으며, 일부 컨택센터 아웃소싱 업체는 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하고 컨택센터 업 특성상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재택근무, 원격근무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최소한의 방책일 뿐 여전히 직장 내 감염의 위기는존재한다. 이와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집단감염의 발원지처럼 여겨지는 까닭에 콜센터 종사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에 기업이나 종사 노동자가 마스크와 손소독제 방역을 준수하는 것에 앞서 대면업무 필수 노동자에 대한 ‘백신접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일반연맹에서 실시한 대면 필수노동자 설문조사 사진 자료 (제공=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에서 실시한 대면 필수노동자 설문조사 사진 자료 (제공=민주노총)

■ “대면업무 필수노동자 백신 우선접종 추진해라” 민주노총 강력 촉구 

민주노총은 콜센터 종사자 등 대면업무 필수노동자들의 안전보호를 위해 7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측은 상반기 백신 접종 대상자에 콜센터 직원을 비롯한 대면업무 필수 노동자들을 포함시키지 않았던 점과 작업지침이 제대로 마련하지 않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정부에게 콜센터 종사자 등 대면업무가 필수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긴급편성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덧붙였다.

민누노총이 제안한 요구사항은 ▲감염예방물품 지원 ▲감염예방물품 지급 관련 체계 마련 ▲과로방지 위한 인력확충 ▲필수노동자 백신유급휴가 ▲의심증상자 유급병가 지원 ▲사업장 감염 확산 방지 노정협의 추진 ▲처우개선 ▲필수노동자보호법 시행령 제정 등이다. 

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는 “코로나19 시대에 없어서는 안되는 반드시 필요한 멈출 수 없는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을 정부는 필수노동자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정작 필수노동자들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것이다”며 정부의 미약한 보호조치를 지적했다.  

실제로 5월 26일 고용노동부는 관계부처와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대책 점검회의'에서 대면업무 필수노동자들의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두 달이 지난 현 시점에서 대면업무 필수노동자에 대한 백신접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필수노동자 보호대책 촉구 기자회견 사진 자료 (제공=민주노총)
민주노총 필수노동자 보호대책 촉구 기자회견 사진 자료 (제공=민주노총)

■서울시, 콜센터에 백신 지원나서...’생색내기용 정책 불과‘

한편 민주노총의 기자회견이 있기 전부터 서울시는 콜센터 종사자들이 위험직군임을 인정하며 이들의 안전 보호를 위한 우선접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대면업무 필수 노동자들을 보호차원에서 콜센터 종사자, 돌봄교사 대상 우선접종이 7월 13일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턱 없이 부족한 백신 물량이 발목을 잡았다. 이번 우선접종 대상 중 콜센터 종사자 대상으로 배분받은 백신 물량은 2만 9890명으로 3만 명이 채 안 된다.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에 따르면 서울시에 컨택센터에 상담사로 근무 중인 근로자 수는 약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된다. 고작 10%에 불과한 백신 물량으로는 집단감염 예방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백신 물량 뿐 아니라 우선접종 기간에 대한 현장의 불만도 제기됐다. 콜센터 업무의 특성 상 일반 사무직과 달리 직원이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고려없이 일반 사무직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접종 절차 덕에 콜센터 상담사들은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에 대해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은 “이번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공고를 생명보험협회와 금융기관협회 등 일부 협회에만 전달하고 신청 공고도 공고 당일에 진행했다. 자신이 신청 대상자인 줄도 모르던 콜센터 종사자들도 많았다”며 지적했다. 

이어 황 회장은 “직원이 백신 접종을 할 경우 업무에 차질이 크기 때문에 개인이 선뜻 자발적으로 접종 신청을 하기 어렵다. 하루 평균 콜센터 직원 한명이 받는 전화는 100통이 넘는데 단체로 백신접종을 하게되면 이것도 문제가 된다”며 “일반 백신과 달리 맞으면 두통 등 통증을 수반하기 때문에 '백신 연차'등 휴식 시간까지 마련해줘야 한다. 그런데 정작 서울시가 콜센터 노동자들이 백신 접종을 맞도록 권고한 기간은 이틀 뿐이다. 콜센터 현장 자체가 마비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접종 기간을 여유있게 두고 업무에 혼선을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진행되어도 모자랄 판국에 촉박한 접종 기간으로 아예 접종 자체를 포기하게 만든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이에 콜센터 직무 특성을 고려한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 뿐 아니라 전국적인 콜센터 상담사를 위한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의 자발적인 결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뿐 아니라 부산, 경기도 등 전국적으로 콜센터 상담사와 같은 대면업무 필수 노동자가 코로나19 두려움에 떨지 않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백신 우선접종이 이뤄져야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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