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이 못낳아" 빨리빨리 대한민국, 노쇠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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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이 못낳아" 빨리빨리 대한민국, 노쇠도 빠르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1.11.22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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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일본보다 낮아
2030년~2040년 인구지진에 따른 붕괴 예측
저성장·사회적부담 증가로 '못 낳는 나라'가 된 한국

[리크루트타임스 이윤희 기자] "일본은 멸종 위기다" 며칠 전 한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읽은 대목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이 전방위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지난해 일본의 합계 출산율은 1.34명이다. 

그리고 0.837명, 이 숫자는 바로 우리나라의 암담한 현실이자 암울한 미래다. 바로 한국의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인 합계출산율을 나타낸 숫자다. 멸종 위기라고 말하는 일본의 합계출산율보다 낮다.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근대에서 현대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유례없이 빠르게 성장하더니 이제는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국가번호마저 082인 나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만큼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민족이라고 하더니, 이러다가는 국가 성장에 이어 존망까지 '빨리빨리' 진행될 판국이다. 
 
해마다 낮아지는 숫자를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애를 안 낳는 젊은 애들 가치관이 문제"라며 손가락질 하는 사이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역피라미드 형태로 모순적·기형적으로 변화했다. 

적절한 해법이 나오는 속도보다 계층 간, 성별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 기형적인 인구구조는 견고함을 더했다. '안 낳는 게 아니라 못 낳는 한국'이 된 탓이다. 지금의 2030세대가 4050 세대가 되었을 시기 이들은 풍요로움을 누리기보다는 각종 사회부담비와 국민연금, 노인 부양비를 지탱해야 하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신들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출산은 세대가 지날 수록 '그림의 떡'과 같은 일로 여겨지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고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가 되어버린 셈이다.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시작하는 일부가 아니라면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신혼부부는 결혼의 시작을 빚과 함께 시작한다. 많은 이들이 축복하며 꽃길만 걸으라 말하지만 걸어가는 길에는 각종 주택 대출 이자와 신용 대출 이자가 줄을 잇는 '빚길'이다. 

그러는 중에도 자신들과 자신들이 부양해야 할 부모들은 나이 들어가며 지출되는 비용의 규모는 커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이미 저성장에 돌입하면서 0%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이 나갈 비용은 커지는 반면 들어오는 수익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 

이런 상황을 몇 년간 경험하다 보면 많은 신혼부부가 자녀계획을 포기하고 만다. 자녀를 낳아 가정을 꾸리겠다는 의지보다 가난이나 빈곤 또는 고난을 자녀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더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구가 줄어들면서 대학 입학 정원이 줄어들면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 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취업해 성공하는 시대'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금의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이 시기만 지나면", "청약에 당첨된 후에", "조금 더 목돈을 모으고"라고 시간을 보내다 적기를 놓쳐버리는 경우도 많다. 

현실의 문제와 미래의 불투명이 출산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 "젊은 애들은 신혼 생활을 좀 더 즐기려고 애를 안 낳는다"는 생각이 정답은 아니란 소리다.

지난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우리나라 인구 감소에 대한 심각성을 지직하며 특단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홍 총리는 적절한 대응이 없을 경우 2030년부터 인구절벽에 따른 인구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우리나라의 인구지진은 초진(初震)을 일으키며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적절한 대응을 준비하라고. OECD 회원국 중 최저치인 합계출산율 0.84라는 숫자가 바로 그 방증이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1980년대 약 86만 명을 기록하던 출생아 수는 2020년 약 27만 명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사망자 수 30만명 보다 출생아 수가 더 낮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된 시점이기도 하다. 

이제 인구 문제는 인구정책 TF뿐 아니라 모두가 고민하고 답을 내놓아야만 한다. 깊어지는 젠더갈등을 해소하고 전방위적 지원을 통해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라'에 대한 담론이 이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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