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5월 19일 시행 '채용시 성차별 해결 법안' 역차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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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5월 19일 시행 '채용시 성차별 해결 법안' 역차별 우려
  • 김민서 기자
  • 승인 2022.01.17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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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시 특정 성별 적을 경우 ‘구제신청’ 가능해져...역차별 논란
채용 임의 조작한 국민은행 임직원 일부, 징역 선고 등 유죄 확정
채용 시 특정 성별 선호하는 기업 32%, 74%는 남성 선호해
올해 5월부터 특정 성별이 합격률 높을 경우 ‘구제신청’ 가능해져
역차별 문제 이어지지 않도록 방지해 남녀평등한 채용문화 만들어야 해
공정한 법안 마련과 기업 자발적 노력 절실
정부는 성별에 따른 불공정채용 문제 해결을 위해 법안 마련 등에 나서고 있지만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리크루트타임스 김민서 기자] 그간 공공연히 이뤄졌던 성별에 따른 불공정채용에 대해 공정한 채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안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역차별 논란으로 이어져 문제가 됐다. 

면접 시 결혼에 대한 생각이나 출산 계획을 묻는 성차별적인 질문을 하거나 임의로 특정 성별 채용을 꺼려하는 것이 바로 그 예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면접 시 개인정보에 대한 질문을 금지하고 채용인원이 특정 성별에 편중될 경우 구제신청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이 또한 특정 성별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성차별로부터 벗어나 공정한 채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 역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공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제도적인 해결방안뿐만 아니라 기업 측에서도 자발적으로 해결 의지를 보여야만이 공정한 채용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채용 조작해 여성 지원자 합격률 임의로 낮춰
최근 국민은행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여성 지원자들의 합격률을 임의로 낮추는 등 부정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은행 임직원들에게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1월 14일 대법원 2부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기소된 국민은행 채용 담당자였던 오모씨의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부행장 이모씨와 당시 인력지원부장이던 HR총괄 상무 권모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 HR본부장 김모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또한 국민은행은 5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이들은 지난 2015년 국민은행 신입 행원을 뽑는 채용 과정에서 남성을 더 채용하기 위해 지원자 113명의 점수를 높게 조작하고 여성 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또 청탁대상자 20명을 포함한 28명의 면접 점수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2015~2017년에 진행된 인턴 채용 과정에서는 청탁대상자들의 자기소개서 평가등급을 높이거나 면접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는 혐의도 있다. 

1심은 오모씨 등 사건에 연류된 국민은행 임직원들의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재판부는 “지원자들의 인적 정보를 파악한 상태에서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올리는 방식 등으로 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오모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오모씨 이외에는 원심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업무방해죄의 성립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죄의 ‘차별’, 고의, 공모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해당 사건은 채용 시 여성들에게만 불공정함이 적용된 사례로 일각에서는 남성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여성채용률을 낮추고 구직기회를 빼앗은 것이 아니냐며 분개했다. 

이번 사례의 배경에는 기업이 여전히 특정 성별을 선호하는 현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람인 기업 성별 선호에 대한 설문조사 자료 사진 (제공=사람인)

■기업 10곳 중 3곳 이상 “채용 시 특정 성별 선호해” 
지난 7월 16일 사람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 시 성별에 의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블라인드 채용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채용 현장에서는 여전히 특정 성별을 선호하는 현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473개사를 대상으로 ‘채용 시 선호 성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32.8%는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는 성별이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 2019년 조사(41.8%)와 비교해 9%p 낮아졌지만 여전히 기업 10곳 중 3곳에 달한다.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남성(74.2%)을 여성(25.8%)보다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업무 특성상 남성에 적합한 직무가 많아서’(68.7%,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이어 ‘야근, 당직, 출장 부담이 적어서’(27%), ‘조직 적응력이 더 우수해서’(24.3%)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단절이 없어서’(14.8%), ‘근속이 더 길어서’(14.8%) 등을 꼽았다. 

채용 평가 시 결과가 합격 기준에 미달이지만, 성별 때문에 합격시킨 기업들도 4곳 중 1곳(24.5%) 꼴로 여전히 성별에 의한 차이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주로 ‘영업/영업관리’(38.1%, 복수응답), ‘제조/생산’(31%), ‘구매/자재’(13.5%) 직무에서 더 선호했으며 여성은 ‘재무/회계’(38.7%, 복수응답), ‘인사/총무’(25.2%), ‘서비스’(18.7%) 분야 순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 성별을 특정 직무에 더 선호하는 이유로는 ‘경험상 직무에 잘 맞는 성별이 있어서’(65.8%, 복수응답), ‘직무 특성상 선호 성별이 근속이 더 길어서’(24.5%), ‘경영진이 선호해서’(19.4%) 등 순으로 꼽았다. 

한편 응답 기업의 대다수(82.6%)는 최근 기업의 특정 성별 혐오 논란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었으며, 64.9%는 ‘사내 성평등 제고를 위한 정책을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성별이 아닌 직무에 따른 동일 임금 정책 시행(56.4%, 복수응답) ▲주기적으로 성평등 교육 실시(31.9%) ▲성별 동일 근무조건 마련(30.9%) ▲육아휴직제도 시행 및 남녀 모두 사용 장려(30.9%) ▲명문화한 차별 금지 조항 마련(21.8%) 등이 있었다. 

남녀평등한 채용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인식이 중요한데 여전히 성별에 따라 선호도가 다른 기업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법과 제도 등으로 남녀평등 채용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특정 성별이 합격 비율이 높을 경우 불합격한 다른 성별 지원자가 ‘구제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문제는 이런 제도는 특정 성별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 문제가 됐다. 

■5월부터 채용 시 특정 성별 적을 경우 ‘구제신청’ 가능해져...역차별 논란 제기
정부는 남녀평등 채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5월 19일부터 시행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개정법률안'이 바로 그 예시다.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자가 성별을 이유로 모집·채용, 임금 등 고용상 차별받은 경우,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근로자에 대해 사업주가 적절한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경우, 피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차별적 처우 등의 피해자가 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하면, 노동위원회는 조사‧심문 등을 거쳐 차별적 처우 등의 중지, 적절한 배상 등의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또한 확정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서는 1억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당 법률안에 따르면 채용과 승진 등에서 한쪽 성별의 비율이 적을 경우 '구제신청'과 '시정명령'이 가능해진다. 

이런 법안이 마련된 배경은 채용, 재직 시 발생하는 성차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함이지만 문제는 이런 해결방안이 오히려 역차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성별을 많이 채용한 배경에는 지원자의 비율, 스펙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음에도 결과만을 두고 판단할 경우 특정 성별을 선호해 채용했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를 두고 지난해 12월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법률안이 불공정 채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새로운 법령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청원이 게시됐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역시 해당 법률안이 시행될 경우 기업의 부담 증가, 역차별 등의 논란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정부는 “‘간접차별’의 경우에도 사업주가 채용 등에서 적용한 조건이 ‘정당한 것임을 증명할 수 없어야’ 차별로 인정되는 것이므로, 기사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통계적으로 한쪽 성별에 편중되는 결과가 반복된 경우라 하더라도 무조건적으로 성차별로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채용 시 성차별이 만연함에 따라 발생했던 그간의 사례들을 보면 성차별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것을 사실이다. 다만 시행 전부터 또 다른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시행 부작용에 대한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용뿐만 아니라 재직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 성차별 문제는 분명 해결돼야 한다. 그러나 해결방안이 또 다른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공정한 법안도 필요하다. 

또한 법안 마련 이전에 기업 등에서도 성별에 따른 차별 문제를 자발적으로 개선할 의지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에 대한 채용 차별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던 만큼 여성들이 공정하게 채용될 수 있도록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무법인 길의 이상희 노무사는 “그간 공공연하게 이뤄졌던 채용 성차별 등의 문제는 분명 해결돼야 하는 문제임이 틀림없다. 다만 해결 과정에서 역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가 보다 공정하게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성별에 따른 문제가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인 만큼 다양한 관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자발적 개선 의지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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