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어르신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정보 격차' 해소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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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어르신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정보 격차' 해소 방법은?
  • 김윤철 기자
  • 승인 2022.04.27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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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9.1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
노인층 온라인 거래 8%로 청장년층 54%와 큰 차이
은행업계는 디지털데스크, 편의점 업계와 협업, 은행간 공동 점포 운영 등의 실험중
(사진 제공=Unsplash)
(사진 제공=Unsplash)

[리크루트타임스 김윤철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일상의 삶이 디지털로 하루를 시작해 디지털로 끝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 디지털은 단순한 일상에서의 편의성을 넘어 교육, 행정, 금융, 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없어소는 안되는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런 세상의 흐름과 다르게 혁신기술 활용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디지털 소외계층(특히 고령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2021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100점) 대비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9.1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55세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 수준은 69.1점은 저소득층(94.5점), 장애인(81.7점), 농어민(78.1점) 등 디지털 소외계층 중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디지털정보격차 발생으로 인해 어르신들이 손해를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통계청 계간지 'KOSTAT 통계플러스 2022년 봄호'에는 디지털 취약층인 노년층이 금융거래 시 겪는 불편 정도를 금액으로 계량화해 분석한 연구보고서가 실렸다.

2020년 1~12월 신한은행을 이용한 수도권 지역 25세 이상 성인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 횟수 및 대기 시간을 산출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거래 시 온라인만 이용하는 청장년층은 54%, 노년층은 8%이고, 방문 거래만 하는 노년층(70%)은 청장년층(16%)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자료 제공=KOSTAT 통계플러스)
(자료 제공=KOSTAT 통계플러스)

노년층에서도 65∼69살이 5.5회 방문, 20분 대기인 반면 80살 이상이 6.2회 방문, 32분 대기 등 나이가 많을수록 불편함은 더했다. 통장 재발급, 창구나 자동인출기(ATM) 이체 등으로 지불하는 수수료 부담도 노년층이 평균 2500원으로 청장년층(2300원)보다 1.1배 많았다. 더욱이 노년층이 온라인 거래가 적어 온라인 이벤트나 리워드 등과 같은 혜택도 적게 받는 것으로 예상했다.

금전적 손해도 컸다. 청장년층에 비해 지점 방문 거래가 많아 은행 창구나 자동인출기(ATM) 이체 등으로 지불하는 수수료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간적·금전적·혜택적 불편을 돈으로 환산한 총 불편도 계량 금액은 노년층이 2만4600원으로 청장년층(1만2200원)보다 1만2400원이 많았다. 시간적 불편도는 2만5300원으로 청장년층(1만5200원)보다 1만100원 많았다. 80세 이상(2만6900원), 자산 규모 5억원 초과(5만2900원), 지점 수 0개(2만6600원)인 집단의 불편도가 가장 컸다.

보고서를 작성한 통계청 담당자는, “디지털 취약층으로 불리는 노년층이 온라인 대신 오프라인 거래를 함으로써 겪는 시간적, 금전적, 혜택적 불편도를 금액으로 계량화하여 비교한 결과, 노년층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지역의 지점 수가 적을수록 금융거래에서 겪는 불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서, “노년층이 금융거래를 할 때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노년층이 디지털 금융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고, 이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금융기관이 나서서 홍보하고 교육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점포 축소 움직임이 더 빨라지면서, 고령자 등 금융소외계층과 거주지역 내 은행 점포가 없는 주민들의 금융접근성이 나빠지면서 동시에 비용 측면에서 더욱 손해를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도 있다.

윤관석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을 찾은 60대 이상 적금 가입자의 80.9%가 점포에 방문해 적금을 든 반면, 20대와 30대 가입자는 21.7%, 13.3%만 점포에서 대면으로 적금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적금 대면/비대면 가입 비율(자료 제공=윤관석 국회의원실)
연도별 적금 대면/비대면 가입 비율(자료 제공=윤관석 국회의원실)

은행들이 디지털화를 추진하면서 비대면 업무활동에 인텐티브를 늘리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비대면 적금 가입자에게 주어지는 우대금리 혜택이다. 대부분 은행에서 대면으로 적금을 가입하는 고령자들이 이자 혜택을 받지 못했다. 윤관석 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디지털뱅킹에 익숙한 20·30대 가입자 77.4%가 우대금리를 적용받은 반면 60대 이상이 우대금리를 받은 비중은 19.4%로 낮게 나타났다.

이렇게 온라인·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률의 세대 양극화가 심화되다 보니 청년층에 비해 온라인 환경에 친숙하지 못한 노년층의 손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고령자들은 돈이 되지 않고, 오히려 돈을 떼일 위험성이 크기에 굳이 이들에게 필요한 점포들을 유지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기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연령별 개인 대출의 연체율 수치에서 6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대출 연체율은 29세 이하가 0.37%, 30대가 0.29%인 반면 60대는 0.87%로, 20·30대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주요 은행들은 대면 점포 없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들과의 무한 경쟁 때문에 점포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국민들에 의해 성장해왔고, 적지 않은 은행들이 금융위기에 빠졌을때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청산되지 않고 살아남았기에 공공재적 성격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경제적 효율성만 따지며 적자인 은행지점을 그냥 둘 수도, 노인층을 등을 포함한 금융 소외층을 생각하면 무작정 폐쇄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은행들이 빠지고 있다.

그렇다면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제시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중은행과 금융업계의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정부와 지자체가 고령층, 장애인 등 정보소외계층이 키오스크, 모바일 서비스를 쉽게 배우고 체험해볼 수 있는 디지털 배움터를 전국 1,000여곳에 운영하고 있다. 2021년 1월에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디지털 포용법이 국회를 통해 발의되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지만, 1년째 더 이상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2월 은행들의 무분별한 점포 폐쇄를 막기 위해 '폐쇄 전 사전영향평가' 등을 의무화했지만, 형식적 절차에 그쳐 적절한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마련한 대책들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고객이 화상으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원격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데스크’를 도입 및 확충이다. 무인으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유지해 접근성 측면에서 소비자 편의를 돕는 방법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디지로그 브랜치 ▲디지털 라운지 ▲편의점 혁신점포 등 디지털점포 3종 세트를 선보였고, 작년 말에는 노령층 고객 이용 비중이 높은 영업점을 '디지털맞춤영업점'으로 전환해 유·무인 복합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화상상담과 셀프 거래 등으로 대부분의 업무처리가 가능한 초소형 점포인 '디지털 익스프레스(EXPRESS)점'을 대안으로 열고 있다.

우리은행 디지털데스크 화면(자료 제공=우리은행)

두 번째는 편의점 등의 유통업계와의 협업으로 편의점 등을 은행의 오프라인 거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로 하나은행은 CU편의점과 손을 잡고 시범적으로 ‘스마트 셀프존’ 부스로 편의점 안에 작은 은행을 구현하고 있다. 이 부스는 은행 상담원과 화상 연결을 할 수 있는 종합금융기기 Smart Teller Machine기기가 설치돼 있다. STM은 상담원과의 화상통화와 바이오인증을 통해 은행 창구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 할 수 있는 디지털 셀프 뱅킹 창구를 말한다.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금융권 최초로 슈퍼마켓 점포내 ‘GS리테일×신한은행’ 혁신 공간을 만들고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데스크, 스마트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GS리테일×신한은행’ 혁신 공간(사진 제공=신한은행)

세 번째로 은행들이 경쟁 은행과 손을 잡고 공동 점포 여는 실험이다. 공동 점포는 한 건물에서 두 은행의 직원들이 함께 업무를 보는 방식이다.

지난달 3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4월 중순부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점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공동점포는 각 은행마다 상주 직원 2명, 청원경찰 1명, ATM 2대씩 배치해 동일한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2022년 상반기 중으로 경북 영주 등에 공동 영업점을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영주에서만 시범 운영하기로 했지만 사업 범위를 넓혀 2~3곳을 추가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례로 지난 3월 29일자부터 모든 산업은행 고객이 하나은행 금융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은행 금융망 공동이용 서비스는 산업은행 고객은 별도의 수수료 없이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망 채널(지점 546곳, 출장소 66곳)과 자동화기기(3,576개)를 산업은행 채널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점 축소 및 폐쇄에 따른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은행의 대책에 대한 평가는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디지털데스크나 편의점 업계와의 협업, 그리고 공동 점포 운영 등으로 부분적으로 금융 소외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금융 소외계층들을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이대성교수는, “은행 지역점포는 은행 업무를 보는 곳이면서 동시에 주변 지역민들의 ‘모임 장소’ 역할을 하는 지역 내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지역은행 점포의 경우 동네 사람들에게 더위와 추위를 피하는 쉼터였고, 금융서비스뿐만 아니라 온기를 얻어가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면서,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점을 급격히 줄이며 디지털전환에 나서자 지역민들 간 교류가 줄고 서비스 이용시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단계적인 전환으로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노인층을 비롯한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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