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택근무가 익숙해진 근로자들...출근하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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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택근무가 익숙해진 근로자들...출근하는 사람이 없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2.05.09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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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FULL 재택근무 도입...기업 3곳 중 1곳도 재택근무 유지
재택근무 유지 사유 1위는 '임직원들의 선호'
재택근무 아닌 구인 공고는 거들떠도 안보는 구직자들

[리크루트타임스 이윤희 기자] 최근 네이버가 오는 7월부터 새로운 근무제 'Connected Work'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해당 근무제도는 직원들이 사무실 출근을 하지 않아도 원격근무나 재택근무 등 근무 장소를 구속하지 않는 것으로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원한다면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를 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도입했던 재택근무제도가 완전히 기업 내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셈이다. 네이버가 5000억원의 준공비를 들여 제2사옥을 짓고도 이와 같은 재택근무제도 전면 도입을 선택한 데는 업무효율성 등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주된 이유로는 근로자들의 선호도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있다.

네이버가 지난달 초 본사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의 근무제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개인에게 최적의 근무방식'에 대해 '주5일 출근'을 답한 직원은 2.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하게 근무지를 정하는 '혼합식 근무'는 52.2%, '주5일 재택근무'는 41.7%였다. 대다수가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기조는 네이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잡코리아에서 5월 6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395개사 중 35%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 역시 네이버와 사뭇 다르지 않다. 업무의 효율성도 있겠으나, 임직원이 선호하는 형태기 때문이 대다수다. 재택근무를 지속 시행하겠다고 답한 기업 중 40.6%가 임직원이 선호하는 근무형태라고 답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 시행이 인재 확보나 유지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 2곳 중 1곳이 ‘재택근무 시행 후, 인재 채용 및 퇴사 예방에 효과가 있다(50.9%)’고 답했다.

코로나19가 2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근로자들의 체질이 재택근무에 맞게 변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도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근로자들이 현장에 돌아오지 않아 예상치 못한 구인난에 시달려야했다. 우리나라또한 마찬가지다. 

한 기업의 인사관리자는 "같은 날 같은 직군에 대한 채용공고를 올린 결과, 사무실에 내근하는 채용 공고에는 단 3명만이 입사 지원을 했지만 재택근무는 100여명이 넘는 구인이 몰렸다"면서 "내근직이 필요한 경우 사람을 뽑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모든 기업과 직군이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재택근무로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직종도 있지만 반드시 사무실 내근을 하거나 외근이 겸해져야 하는 직종도 있다. 이런 직종이 근로자들의 선호 순위에 밀리며 예상치 못한 구인난에 직면한 셈이다.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하기에는 정부 지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부담이 따르는 기업이나 내근 직원이 없는 경우 사무실을 관리할 수 있는 직원이 1명도 남지 않는 영세 기업도 있다.

재택근무 시스템의 보편화는 결국 현재 존재하고 있는 구직자의 대기업 선호를 더욱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와 급진적인 기술 발전이 맞물리면서 영세기업은 하루 하루를 연명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에 이어 이제는 사람마저 구할 수가 없는 처지다.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너무나 빠른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경제의 중심에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전달했다. 

중소기업 정책을 민간주도 혁신성장 관점에서 재설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약속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동력이 되는 '인력 확보'가 우선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 정부의 의지가 반드시 정책으로 보여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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