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급물산 탄 '납품단가 연동제', 중소기업 살리기인가? 경제 죽이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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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급물산 탄 '납품단가 연동제', 중소기업 살리기인가? 경제 죽이기인가?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2.06.0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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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격 인상 때마다 부담 떠안는 중소기업...납품단가 연동제 '절실'
중소기업계,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 위해 하도급법 개정 촉구
한국경제연구원,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시 실업률 높아지고 중소기업 제품 수요 줄어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해 중소기업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반이 법제화를 요구했다.(자료=중소기업중앙회)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해 중소기업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반이 법제화를 요구했다.(자료=중소기업중앙회)

[리크루트타임스 이윤희 기자]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와 유가 상승 등의 이유로 급격하게 오르는 원자재 가격에 중소기업계가 '납품단가 연동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청과 하청 하도급 거래 사이에서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는 경우 원청이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다보니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은 하청 기업은 중소기업에 전가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이에 중소기업이 전적으로 원자재 가격인상 부담을 떠안는 구조를 벗어나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해 원청도 부담을 같이 나누자는 것이 그 취지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원청이 납품단가를 인상하도록 해 인상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납품단가 연동제가 산업생태계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소기업에 불이익이 갈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찬반 여론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중소기업 살리기 VS 중소기업 죽이기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 받지 못한 중소기업이 응답 기업(304개사)의 절반(4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납품을 준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납품단가가 고정되어 있어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은 중소기업이 온전히 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여러 이유로 원자재가격이 폭등하자 납품단가 연동제의 법제화 요구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는 서울 여의도 본관에서'2022년 제1차 공정경제위원회'를 열고 합리적인 남품단가 연동제 도입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송창석 숭실대 교수는 "장기적 갑을 관계에서 기존의 조정협의 제도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 상황은 앞으로 더 자주 일어날 것이므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찬회 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납품단가 제값받기가 중소기업의 오랜 숙원이었음을 강조하며 납품단가 연동제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와 전혀 상반되는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발표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통해 납품단가 연동제가 오히려 중소기업에 피해를 주고 소비자에게도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경연은 12개 산업을 대상으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 관계와 일자리, 소비·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원자재 가격이 10% 인상되었을 때 납품가격에 이를 반영하면 국내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대기업 수욘느 1.45% 감소하고 해외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는 1.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납품단가 연동제가 산업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즉 납품단가 연동제가 도입되면 더 저렴한 해외 기업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생산이 감소하면 노동에 대한 수요가 줄어 총 4만 7000명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실업률은 0.2%포인트(p)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실업률은 4.0%에서 4.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납품단가 연동제 적용시 예상되는 실업률 

더불어 대기업이 납품 단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해결하려 하면서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이로인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4% 인상, 소비는 0.14%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도 더했다. 또 투자는 0.25%가량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경엽 한경연 연구실장은 “납품단가 연동제로 국내총생산(GDP)이 0.29%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며 “납품단가 연동제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 연동제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갈망하는 중소기업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원자재가격 상승때마다 극심한 피해를 온전히 겪어내야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다수는 바람직한 연동제 방식 도입을 위해서는 법제화를 통해 계약서에 명시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또 법제화된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이행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방안을 부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마친 후 급물살을 타게 된 납품단가 연동제를 다루는 하도급법 개정이 어느 쪽으로 향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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