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창호법 사법공백 없도록 대체입법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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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창호법 사법공백 없도록 대체입법 서둘러야!
  • 김윤철 기자
  • 승인 2022.06.0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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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에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윤창호법)에 대해 위헌 판결
윤창호법 위헌 판결에도 음주운전 감형은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

[리크루트타임스 김윤철 기자] 5월 26일 헌법재판소에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음주측정거부를 반복한 운전자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 위헌제청 판결에서 해당 조항이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두 번 이상의 음주운전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법조계에 따르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책임과 형벌 간 비례 원칙을 벗어나 과도하게 처벌하는 건 안 된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일명 ‘윤창호법’은 시행 3년 만에 사실상 효력을 잃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과 음주 측정 거부를 합쳐 두 차례 이상이거나 음주 측정 거부가 두 차례 이상인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해당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해당 판결을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음주운전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과 눈높이에 맞지 않고, 음주운전을 보다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한대도 불구하고 법리적인 문구에만 너무 집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 때문이다. 실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변호사와 법무사, 행정사 사무실에는 음주운전 관련 재심을 문의하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경찰청 홈페이지 갈무리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간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감소세를 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재범 비율은 2017년 44.2%, 2018년 44.7%, 2019년 43.7%, 2020년 45.4%, 2021년 44.8%에 달하는 실정이다. 즉 음주운전자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재범자들인 상황에서  처벌 수위를 낮추게 된다면 국민들에게 ‘음주운전이 무거운 범죄가 아니기에 이 정도 처벌만 받는 구나’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위험이 있음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또한 당장 해당 조항이 위헌 판결을 받으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음주운전보다 음주측정 거부하는 것이 더 낮은 형량을 적용받을 수 있는 입법적 맹점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음주운전 처벌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처벌 수위가 가장 높은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은 징역 2년∼5년 또는 벌금 1000∼2000만원의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징역 1∼5년 또는 벌금 500∼2000만원의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을수록 측정을 거부하는 경우 유리한 처벌을 받을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이런 우려가 과장이 아니라는 자료가 최근 발표됐다.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가 반복적 음주운전 행위를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한 후 4개월여 만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사람 10명 중 7명이 감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헌재 결정 이후 상급심·재심이 선고된 상습 음주운전 사건 확정 판결문 52건 중 유죄가 선고된 49건의 형량을 하급심과 비교한 결과 35건에서 형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적용됐던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공소사실이 삭제되면서 처벌 수위가 낮아진 셈이다.

정부도 대안으로 음주자가 처음부터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만들어 음주운전을 원천 차단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음주운전자 차량 시동잠금장치'가 대표적인 예로, 차량 시동잠금장치란 운전자가 차량에 설치된 음주측정기를 이용해 호흡 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고 규정치를 넘을 경우 엔진이 시동하지 않도록 하는 기계적 장치다.

경찰청 홈페이지 갈무리
경찰청 홈페이지 갈무리

경찰과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음주운전 전력자에 대해 시동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으로 미국 메릴랜드주에서는 64%, 일리노이주에서는 81%,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89%, 퀘벡주에서는 68%, 스웨덴에서는 95% 재범률 감소 효과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은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찰이 작년 관련 예산 22억 3천만 원을 제출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법적 근거 미비를 이유로 전액 삭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을 둘러싸고 재범 예방을 명목으로 음주 운전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게 아니냐는 의견과 이중처벌이라는 지적이 엇갈리는 측면도 있어 도입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단 윤창호법의 대체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여러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기는 하지만 행정안전위에서 온전히 논의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여야는 당장 머리를 맞대고 윤창호법 위헌 결정에 따른 사법 공백이 없도록 보완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윤창호법이 법적 실효성을 사실상 잃었다고 해서, 음주운전에 대해 다시 관대해지거나 경각심이 사라지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결코 안 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국민의 법 감정은 반복적인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술을 마셨다면 절대로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라는 인식이 마음에 각인되도록 헌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대체입법을 신속하게 만들어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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